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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암 발생률 1위 위암, 조기 발견 가장 중요

정재원 원장이 위장 내시경 검사를 하는 모습. 위암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중요하다. 속편한 내과 제공

2019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7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 환자 수는 23만 2255명이다. 이 가운데 위암은 2만 9685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12.8%를 차지하며 한국인의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영국과 같은 서구 국가에서는 위암이 5위권 안에도 들지 못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유독 위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행인 것은 국가암검진사업의 확대 등으로 1990년에 약 20%였던 조기 위암 비율은 2018년에는 약 81%까지 늘어났다는 점이다.

속편한 내과 정재원 원장은 위암의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조기 위암의 경우 진행성 위암보다 위벽 침습이 깊지 않고 림프절 전이도 적기 때문에 적절히 치료할 경우 약 90% 이상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 같은 내시경 치료술은 위 기능을 보존해 삶의 질 측면에서 수술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그러나 모든 위암 환자가 내시경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재원 원장은 “조기 진단된 위암일수록 내시경적 시술을 받을 확률이 높다”며 “따라서 비록 무증상이더라도 적극적인 위암 검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위암 검진 방법과 주기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만 40세 이상의 수검자를 대상으로 2년 주기로 상부위장관 내시경과 위장 조영술 검사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립암센터 조사 결과 내시경을 시행한 환자군에서는 47%가량의 위암 사망률 감소가 관찰되었으나 위장 조영술 군에서는 사망률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정재원 원장은 “내시경을 받지 못하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조영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내시경에 대한 거부감이나 공포로 인해 위장 조영술 검사를 원하는 환자에 대해서도 내시경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암 검진 주기도 개별화할 필요가 있다. 2년 주기로 내시경 검사를 받았음에도 조기 위암 단계를 넘어 진행성 위암, 전이성 위암으로까지 발전한 경우를 드물지 않게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암의 대표적인 고위험군인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화생을 가진 경우나,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은 좀 더 빠른 추적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정 원장은 “숙련되고 경험 많은 소화기내과 의사가 있는 병원에서 자세한 상담을 거쳐 검진 주기를 결정하는 것이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유의해야 할 것은 최근 미만형 위암(작은 암세포가 위벽을 파고들면서 넓게 분포하는 암)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암 중에도 미만형 위암은 장형 위암(암세포가 한 곳에 덩어리로 자라는 암)보다 생존율 등의 장기 예후가 나쁘고, 암세포 성장이 빠르며 여성에게 보다 많은 특징이 있다. 최근 조사에서 미만형 위암은 전체 위암의 35~40%를 차지했다.

정재원 원장은 “특히 40세 미만의 젊은 환자 중에서는 90%가 미만형 위암이어서 예후가 좋지 않다”며 “국가 암 검진에 해당되지 않는 40세 이하의 젊은 층에서도 소화기 증상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소화기 전문 병원에서 주기적인 위내시경을 시행하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위암 예방을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위암은 유전적인 요인보다는 식습관 및 흡연 등의 후천적인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너무 짠 음식, 탄 고기나 생선, 훈제된 음식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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