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 큰 틀에서 지역경제 살리기에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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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출범 한 달] 허용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먼저 21대 국회에 지역 주민의 부름을 받고 입성해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들을 적극 응원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제 시민들은 부산이 과거 산업화시대를 대표하는 수출전진기지였으며, 대한민국 제2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더 이상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깨닫고 있는 중이다.

수도권 집중은 갈수록 심화되고, 지역경제는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 지방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는 굳이 인구나 지역총생산 통계를 찾아볼 필요가 없다. 주변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고향을 등지고 수도권으로 떠나는 것만 봐도 느낄 수 있다.

관문공항 건설, ‘공회전’만 거듭
금융중심지 활성화 문제 해결을
지역 관광·마이스산업 육성 중요

21대 국회에서는 우리 지역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국가균형발전의 큰 틀 안에서 지방의 발전이 우선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길 바란다. 부산경제의 미래인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20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자괴감에 함께 공감해 줄 것을 당부 드린다.

전체 사업비 26조 원에 달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 신설과 제2순환 고속도로망 구축사업은 수도권 교통편의 확충을 위해 국토부가 주도하여 추진하고 있다.

반면 최대 사업비 10조 원, 800만 동남권의 미래가 걸린 관문공항 건설사업은 부·울·경 주민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의 반대로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800만 주민이 한목소리로 “동남권 관문공항은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추락한 부·울·경 경제를 도약시켜 줄 앵커시설이며, 세계 6위의 항만을 갖춘 부산이 동북아 복합물류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임을 외쳐도 소용이 없다.

인천공항은 제5 활주로까지 계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이 포화상태에 달한 김해공항을 대체하기 위해 지역 내에 새로운 공항 하나 짓겠다는 것을 반대하는 국토부의 주장을 어떻게 지역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나?

김해공항은 2002년 중국 민항기 돗대산 추락사고를 보듯이 안전에도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주변의 소음피해지역도 넓어 인근 주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감당하고 있다. 국토부의 여객수요예측도 동남권이 현 수준에서 조금도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수치다.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과 이로 인해 비수도권의 성장기회가 소멸되고 있는 이 기막힌 상황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국내공항 화물수송 비중만 보더라도 인천공항은 93.5%에 달하는 반면 김해공항은 0.4%에 불과하다. 세계적인 항만들이 항공과 연계하여 24시간 운영되는 복합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부산신항을 끼고 있는 김해공항의 화물처리 수준은 처참한 지경이다.

‘지방에 태어난 것이 죄다’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지 않도록 이번만큼은 지역 국회의원들이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입법권을 적극 발휘하여 중앙정부의 두꺼운 수도권 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지역경제의 활로를 열어 주길 기대한다.

현재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외에도 부산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조성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금융중심지 활성화 문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연계하여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같은 대형 국책은행의 이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또한 부산의 미래 먹거리인 관광·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부산형 복합리조트 건설과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등 핵심 인프라 구축과 세계적인 이벤트의 성공적인 개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입법지원이 필수적이다. 부산경제 도약을 위한 행보에 여야의 구분이 따로 있을 수 없다. 21대 국회에서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협치의 묘를 살려 해묵은 지역현안 해결은 물론이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지원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

미래 세대에게 ‘살고 싶은 부산’을 물려주는 것만큼 훌륭한 유산이 없다는 사실을 지역 정치권은 반드시 기억하고 부산시민으로부터 박수 받을 수 있는 의정활동을 펼쳐 주시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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