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홍 시인, 양산 지산리를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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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시집 ‘낙타의 편지’ 출간 71편 연작시 중 지산리 시 4편

요즘 경남 양산시 지산리가 화제다. 이곳 평산마을에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를 짓는다고 한다. 지산리는 불보종찰 통도사가 있는 일대로 ‘독수리 형상의 영축산’(정일근)이 산자락을 부드럽게 펼쳐 놓은 곳이다. 그런데 조의홍(사진·78) 시인이 10년 만에 출간한 여섯 번째 시집 <낙타의 편지>(전망)에 지산리 지명이 보이는 것이다. 71편 연작시 중 지산리 시 4편이 들어 있다. 부산 해운대 출생인 그는 “‘지산리’라는 발음에서 신선한 감각을 느끼는데 알 수 없는 것에 이끌려 지산리를 몇 번씩이나 가 봤다”고 했다.

시인은 지산리에서 자신을 본다고 한다. ‘지산리 가면 바람과 늙은 나무와 또 하늘의 별들이 모여 내 생애를 보여 주기도 한다네’(24쪽). ‘지산리 가면 내 생애 낙엽 속에 있네’(26쪽). 70대 후반의 시인은 이제 지산리의 ‘거울’ 앞에 서서 생을 관조하는 것이다. “중학교 이후 해결되지 않던 충격적 난제인 ‘인간은 죽는다는 사실’, 이제 죽음의 절망감도 생명 가진 것의 특권으로 여기게 되었어요.”

2000년대 중반 부산시인협회 회장을 지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사막을 가로지르는 낙타’를 붙잡고 있다. 그게 삶이라는 것. 그 낙타가 지산리에 이르렀다. ‘가진 것 없으면 더욱 그리워지나니 나는 지산리 밤 되기를 기다려 그리움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야겠네.’(23쪽)

‘지산리(芝山里)’는 영축산이 소처럼 누웠는데 그 소가 풀을 뜯는 곳이라며 조선 후기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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