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녹아든 힐링 공간’ 롯데호텔 새 도전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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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에 문을 여는 ‘시그니엘 부산’의 배현미 총지배인. 강원태 기자 wkang@

2017년 문을 연 롯데호텔의 6성급 럭셔리 브랜드 ‘시그니엘 서울’은 국내 최고층 빌딩에서 만끽하는 화려함으로 승부를 걸었다. 반면 17일 오픈하는 시그니엘 부산은 해운대 바다에 풍경처럼 녹아드는 힐링 공간을 지향한다. 롯데호텔의 새로운 도전의 선봉에 배현미 시그니엘 부산 총지배인이 서 있다.

배 총지배인을 수식하는 단어는 ‘최초’다. 1986년 롯데호텔서울의 프런트 데스크 직원으로 입사한 그는 조직에서 여성 최초로 대리, 과장, 팀장, 총지배인 등의 직급을 달았다. 지난해에는 롯데호텔 사상 처음으로 여성으로서 임원에 오르기도 했다.

배현미 시그니엘 부산 총지배인
롯데호텔 첫 여성 임원 올라
포스트 코로나 대비 고객 분석
“직원들 버팀목 되고 싶어” 포부

호텔업계의 유리천장을 깨뜨린 입지전적인 인물이지만, 배 총지배인은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총지배인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고자 한다. 최초의 여성 임원으로 주목받기보다는, 유능한 직원이자 관리자로 나아가길 원하는 것이다. 실제 시그니엘 부산 곳곳의 인테리어와 색감에는 배 총지배인의 디테일이 묻어난다. 호텔 로비 공간에 설치된 최치원 선생(857~?)의 시 구절이 대표적이다.

배 총지배인은 “이곳에 해운대라는 지명을 붙인 최치원 선생의 시로 로컬의 정서를 강조하기 위해 세심한 작업을 진행했다”며 “많은 고민 끝에 호텔의 인테리어와 색감을 다소 톤 다운시키는 대신 해운대 바다를 중점적으로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힐링 공간을 지향하는 만큼 가족 단위 투숙객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어린이 고객도 이용할 수 있는 패밀리 라운지와 트렌디한 놀이기구로 가득한 키즈존, 야외 액티비티 가든 등이 마련돼 있다. 배 총지배인은 “자체 분석 결과 해운대 지역은 최근 4년간 매년 약 4%씩 시장이 성장했다”며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고객들이 높은 퀄리티의 호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여파는 최소 7, 8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해운대는 내국인 중심의 여행시장이다 보니 타격은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 시그니엘 부산 역시 외국인 투숙객의 비중을 초기에는 10~15%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배 총지배인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려면 해운대에는 더 다양한 형태의 호텔들이 필요하다”며 “특히 다양한 규모의 마이스(MICE) 고객을 수용하기 위해선 성급에 따른 고객층의 세분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그니엘 부산에서 일하는 직원은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600명에 이른다. 배 총지배인은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배 총지배인은 “아무리 호텔 시설이 좋아도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하지 못한다면 결코 좋은 호텔이 될 수 없다”며 “직원들이 ‘나를 통해 브랜드 가치가 실현된다’고 생각하며 일할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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