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강의 부실했던 만큼, 절대 평가 도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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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개강’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한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1학기 성적 산출 방법을 두고 불만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학생들은 대면 강의에 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강의가 부실했던 만큼, 시험 부담을 완화하는 절대 평가 방식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산대는 지난 1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3주에 걸쳐 대면 방식을 원칙으로 1학기 기말고사를 치른다. 평가 방식은 ‘준상대평가’를 적용했다. 준상대평가는 교수의 재량에 따라 최대 50%까지 A 이상의 성적을 줄 수 있는 제도다.

부산대 1학기 기말고사
교수 재량 ‘준상대평가’ 적용
최대 50% A 이상 학점주기로
“배운 것도 없는데, 어쩌라고…”
총학, 학교 측 제도 마련 요구

이를 두고 학생들 사이에서는 “배운 것도 없는데, 시험은 그대로 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부산대는 1학기 동안 일부 강의를 제외하고 70% 정도의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된 만큼 학생의 불만이 더욱 크다. 부산대 경영학부 김 모(26) 씨는 "한 수업은 시험 관련 공지가 기말고사 기간 4일 전에야 올라왔다. 다른 수업도 대부분 중간고사를 치지 않은 탓에 시험 범위도 엄청나고, 어떤 과목은 기말고사 비율이 80%까지 되다 보니 시험 부담도 더욱 크다"며 하소연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선택적 패스제’가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선택적 패스제란 성적을 확인한 후, 자신의 성적을 그대로 받을지 아니면 해당 과목을 이수했다는 뜻의 ‘패스’만 인정받을지를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A+나 A 학점과 같은 좋은 점수를 받을 경우엔 성적을 그대로 가지고 갈 수 있는 반면, D학점과 같이 낮은 성적을 받았을 때는 성적을 표시하는 대신 ‘패스’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서울지역 대학가에서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 등 문제가 잇따르면서 선택적 패스제가 논의됐으며, 현재 홍익대와 서강대 등 일부 대학에서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 15일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해 16일 대학본부 학생처장·교무처장과 면담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부산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비대면 강의로 인해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은 만큼, 현재 거론되고 있는 ‘선택적 S/U제(패스제)’뿐 아니라 성적에 과제 반영 비율을 높이는 등 학생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길 학교 측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부산대는 이번 학기에 당장 ‘선택적 패스제’는 도입할 수 없으나, 다음 학기에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평가 방식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대 교무처 관계자는 “선택적 패스제는 학생이 학점을 원할 경우에만 받겠다는 것인데, 교육적이지 않은 방식이라고 본다. 다만, 2학기에도 코로나 사태가 지속된다면 그때는 상황에 맞는 평가제도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서유리 기자 y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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