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 노경은 부활 뒤에는 류현진 영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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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투수 노경은이 부활하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다 계약 불발로 지난해 통째로 쉬었지만,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고 호투를 이어 가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선발 투수 노경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들이 있었다.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다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쉬어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겠냐는 우려였다.

노경은은 시즌 첫 등판인 지난달 8일 사직 SK전에서 5이닝 5실점 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후 약체인 한화 이글스(5월 16일)를 상대로 6이닝 1실점하며 첫승을 거둔 뒤, 잇따라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36세에 지난 시즌 통째로 휴식
제 기량 발휘 우려 목소리 많아

첫 출발 불안, 2승 한화전 호투
코칭스태프 고민 말끔히 지워
16일 키움전 3승 팀내 다승 1위

“류현진 동영상 보고 또 보고
주무기 서클 체인지업 감 회복”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깊어질 무렵 노경은은 그간의 우려를 말끔히 지우기 시작했다. 첫발은 지난 10일 사직 한화전이었다. 노경은은 이날 7이닝 2실점하며 삼진을 5개나 잡아냈다. 올 시즌 자신의 최다 탈삼진 기록이었다.

노경은의 진가는 16일 키움전에서 나타났다. 그는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키움과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 역투로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소인 3안타만을 내준 노경은은 시즌 3승(2패)으로 서준원(3승 1패)과 함께 팀 내 선발진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날 승리는 노경은 개인이나 팀에 모두 큰 의미가 있었다. 노경은은 2012년 10월 2일 이후 7년 7개월여(2814일) 만에 히어로즈전 승리를 따냈다. 롯데는 고척 9연패 사슬을 끊었다. 키움 에이스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더 값졌다.

노경은은 2018시즌 9승 6패를 기록하며 팀 내 토종 최다승 투수를 차지했던 기억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노경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요키시보다 내가 운이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초반부터 쉽게 잘 풀렸던 것 같다. 변화구도 잘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키움 타선을 3안타로 묶은 주무기는 ‘서클 체인지업’이었다. 노경은은 “그동안 서클 체인지업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다. 2018년 좋았을 때의 그 서클 체인지업을 찾으려고 했는데 잘 안됐었다”면서 “그때의 감각을 다시 찾기 위해 류현진의 영상을 많이 봤다. 어제부터 계속 류현진의 영상을 보고 오늘 경기에 나섰는데, 그 감각이 돌아와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경은은 2018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했으나 롯데와의 협상이 결렬돼 1년을 쉬었다.

재기에 나선 노경은은 지난해 11월 호주 프로야구리그의 질롱 코리아에서 실전 감각을 가다듬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개막이 연기되면서 좋았던 감을 잊어버렸다.

노경은은 “개막이 미뤄져 다시 페이스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많이 꼬였던 것 같다”면서 “꾸준히 해 왔던 것을 찾는 것이 먼저이고, 마운드에서 그때의 폼과 밸런스 등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경은이 살아나면서 롯데 마운드는 더욱더 단단해지고 있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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