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국軍, 국경 쇠막대기 유혈 충돌 수십 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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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인도 카슈미르주의 주도 스리나가르 남동쪽의 발탈 인근 고지대에 인도군의 임시 수송 캠프가 만들어져 무장한 병사들을 태운 트럭들이 세워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와 중국의 군사 충돌로 45년 만에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양측의 사망자는 수십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인도 육군은 전날 라다크지역 갈완계곡에서 중국군과 충돌로 군인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애초 3명으로 발표됐다가 이후 늘어났다. 추가된 사망자들은 부상이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쟁 45년 만에 첫 사망자 나와
라다크 갈완계곡서 밤새 격돌
600여 명 돌·쇠막대기로 싸움
“印 20명 사망, 中 43명 사상”
양국, 긴장 고조 책임 비난 공방

중국군 사상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인도 당국 한 관계자는 ANI통신에 “중국 측에서도 이번 충돌로 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충돌로 사망자가 나오기는 1975년 이후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히말라야산맥 서부 국경분쟁지에서 몇 주 동안 이어진 교착상태가 이번 충돌로 크게 고조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번 충돌에서 총격은 없었고 인도와 중국 군인들은 쇠막대기와 돌을 들고 싸웠다고 인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5일 해 질 무렵 순찰을 하던 인도 병력이 좁은 산등성이에서 중국군을 마주쳐 싸움이 시작됐으며, 인도군과 중국군이 해당 지역에서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무기를 휴대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아직 실종된 병력이 있어 사망자 수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 소식통은 인도군 지휘관이 떠밀려 강 협곡으로 떨어졌고 이후 지원군이 투입돼 양측 병력 600명이 맨손으로 싸우거나 돌과 쇠막대기를 무기로 사용했으며 밤늦게까지 이어졌다고 전했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지만, 아직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3488km에 이르는 실질통제선(LAC)을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양국은 카슈미르와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 곳곳에서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약 9만㎢ 땅이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인도는 카슈미르 악사이친의 3만 8000㎢의 땅을 중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도 외교부 대변인인 아누라그 스리바스타바는 16일 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폭력 충돌은 중국 측이 일방적으로 현재 국경 상태를 바꾸려 한 결과로 발생했다”면서 “중국 측이 신중하게 합의를 따랐다면 양측의 사상자 발생을 피할 수 있었다”며 책임을 중국으로 돌렸다.

중국 정부는 인도군이 15일 두 차례 국경을 넘어 도발했다는 입장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인도 측의 도발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장수이리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대변인은 “인도군이 약속을 어기고 실질통제선을 다시 넘어 도발적인 공격을 감행해 심각한 물리적 충돌로 사상자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는 양측에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유엔은 중국과 인도 모두에 “최대한 자제력을 발휘하라”고 촉구했다.

미국도 평화적인 사태 해결을 기대했다. 이날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양국이 모두 (상황을)진정시키길 원한다고 밝혔다”면서 “미국은 평화적 해법을 지원할 것이며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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