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놀이터·구립 목욕탕… 서민 삶의 질 ‘업’ 생활 S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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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SOC 사업으로 신중년복지관이 들어설 금정구 옛 장전3동 동사무소 건물. 금정구청 제공

부산 사하구 감천천마마을에 용도가 특이한 건물이 들어선다. 1층 경로당, 2층 놀이터, 3층 공동작업장으로 구성된다. 건물 옆으로는 소공원이 있다. 2022년 3월 문을 여는 이곳은 일명 ‘어르신놀이터’. 이름대로 어르신들의 신체 활동에 적합한 운동기구들이 갖춰진다. 구청 소유 외 기재부 땅(422㎡)을 매입한 뒤 착공할 예정이다.

금정구에는 중년들을 위한 시설이 생긴다. 1층은 공공형 키즈카페, 2층은 신중년복지관이다. ‘50+인생’을 설계하는 곳으로 내년 2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금정구청 총무과 하서영 주무관은 “장전2동과 통합되면서 비게 된 장전3동 건물을 활용해 다양한 연령층이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며 “특히 젊지도 늙지도 않은 50~60대의 재취업, 창업, 여가 활동 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공사, 7개구 15억씩 지원
영구임대 아파트 많은 지역 위주
백세건강센터·시민자치방 등
국공립어린이집 전환 사업도
정부도 2022년까지 적극 추진


두 건물의 건립은 부산도시공사의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덕분이다. 여기뿐만이 아니다. 부산에 모두 6곳이 있다. 북구 ‘북이백세건강센터’, 영도구 ‘주민생활체육시설’, 부산진구 ‘시민자치방’, 사상구 ‘구립 공중목욕탕’이 그곳이다. 이 시설들이 들어서는 동네의 공통점은 영구임대아파트가 많은 곳이라는 것이다.

17일 부산도시공사(사장 김종원)는 지난해부터 부산 지역 구청 7곳에 15억 원씩 모두 105억 원을 생활 SOC 사업 명목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해운대구도 지원 대상이지만 사업계획을 세우는 중이라 아직 예산이 집행되지 못했다. 7개 구는 부산도시공사가 관리하는 영구임대아파트가 있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동네에 시설이 들어선다. 부산도시공사 김대견 혁신기획부장은 “저소득층 주민들의 복지 혜택을 늘리기 위해 이 사업을 한다”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공공기관의 재무성과를 나눴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은 구청으로부터 접수한 계획서를 평가해 진행된다. 구청마다 필요한 것을 기획했기 때문에 특색이 있다. 구립목욕탕(연면적 600㎡)을 건립 중인 사상구 복지정책과의 최현정 주무관은 “구덕터널 입구 학장동에는 인구는 많은데 목욕탕이 전무해 어르신들이 택시를 타고 엄궁동 쪽으로 가야 한다”며 “어르신들은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고 싶은 욕구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주무관은 “요금은 아무래도 저렴해야겠지만 목욕탕 업계의 입장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 민간어린이집을 매입해 국공립어린이집으로 만드는 사업도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생활 SOC 사업이다. 국공립어린이집이 없는, 저소득층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9개 구에 11곳을 확충했다. 총 136억 원이 들었다.

정부가 2022년까지 생활 SOC를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이 사업의 의미는 더 빛난다. 생활 SOC는 보육, 복지, 문화, 체육 등 국민의 일상생활에서 편익을 높이는 시설을 말한다. 강력한 부동산 규제 기조 속에서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안이기도 하다. 부산건설협회 등에서도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생활 SOC 발굴을 줄기차게 부산시에 요구한다. 김대견 부장은 “반응이 좋아서, 필요하면 내년에도 (추가 사업 안건을)이사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밝혔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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