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줄줄이 인하… 저축은행마저도 ‘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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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0%로 인하한 이후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하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다. 속속 ‘0%대 이자’ 시대로 진입하는 것이다.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외국계 은행, 국책은행, 인터넷 은행까지 금리 인하에 돌입하고,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자랑하던 저축은행까지 ‘짠 이자’ 행렬에 동참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는 지난 15일부터 정기예금과 입출금통장 금리를 낮췄다. ‘플러스K 정기예금’ 금리는 0.30%포인트(P), ‘코드K 정기예금’과 ‘주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는 0.15%P씩 내렸다.

인터넷 은행까지 금리 낮춰
국책은행도 최대 0.3%P 인하
은행 “순이자마진 방어 불가피”
금리 유지는 하나은행 ‘유일’

1년 만기 기준으로 세 상품의 기본 금리는 각각 연 0.75%, 1.30%, 1.10%로, 1% 안팎 수준이다.

같은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는 통장 여유자금을 관리할 수 있는 ‘세이프박스’의 금리를 기존 연 0.70%에서 0.50%로 0.20%P 내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5%P, 세이프박스 금리를 0.30%P 내린 바 있다.

수신상품 금리 인하는 은행 성격을 막론하고 사실상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일 50여 개 수신상품의 기본금리를 최대 0.30%P 내리기로 한 데 이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12일부터 각각 최대 0.50%P, 0.40%P 금리를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17일부터 주요 예·적금 금리를 0.05∼1.0%P 하향 적용한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도 8일부터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대 0.30%P 내렸다.

국책은행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산업은행은 8일부터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25%P, 기업은행은 9일부터 최대 0.30%P 낮춰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금리 인하 이후 예·적금 금리를 내리지 않은 곳은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 1일을 기해 0.2∼0.5%P를 인하한 바 있다. 당시 다른 곳에 비해 큰 폭의 하향조정이었다. 하나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장금리가 낮아졌고, 은행마다 순이자마진(NIM) 방어가 중요하다 보니 고객 이탈을 우려하면서도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0%대 금리 시대가 본격화함에 따라 은행 예금금리에 따른 수익을 기대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1년간 1000만 원을 예금해도 연 10만 원의 이자를 기대하기 힘들다. 연 0.9%짜리 정기예금에 1000만 원을 넣어 두면 이자소득세(15.4%)를 빼고 가입자가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7만 6140원뿐이다.

그나마 기댈 만하던 저축은행의 금리도 하향 추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판매하는 정기예금 상품의 12개월 평균 금리는 연 1.87%다.

이는 한 달 전인 5월 16일 평균 금리(연 1.91%)보다 0.04%P, 6개월 전인 작년 12월 16일 평균 금리(연 2.15%)보다 0.28%P 떨어진 수치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기본 정기예금 12개월 금리는 5월 16일 연 1.90%에서 전날 연 1.65%로 0.25%P 내렸다.

OK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5월 16일 연 1.80%에서 전날 연 1.70%로 0.10%P 하락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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