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北 지도부, ‘남한’과 ‘조선 인민’ 관중으로 삼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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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사무소 폭파 파장

17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고, 남측의 대북특사 제안 거절 사실을 공개한 것은 당분간 대남 강경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의지의 분출로 볼 수 있다.

그 배경을 두고는 북측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파괴 등 일련의 ‘도발’ 실행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로 우선 짐작이 가능하다.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 등은 북측의 조처가 ‘남한’과 ‘조선 인민’을 관중으로 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 “어려운 경제상황 방증
더 많은 경제적 이득 노리는 것
인민에게는 김여정 지위 강화”

먼저 남측을 향해서는 지난 4일 김 부부장 담화에서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대남 사업을 소위 ‘대적’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첫 공언했지만, 그보다는 광범위한 대북 압박에 대한 분풀이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비핵화 협상이 정체한 가운데 북한 내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남한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장면은 북한 최고지도부의 다급함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에 부딪힌 북한이 남한으로부터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별거 중인 배우자가 합의 심리에서 더 많은 돈을 내놓으라고 유도하려는 속내”라고 했다.

인민에게는 백두혈통인 2인자 ‘김여정’의 지도적인 위치가 강화됐음을 알리는 행위일 수 있다. 실제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는 김여정 부부장의 ‘파괴 지시’ 한 마디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개성 연락사무소 일대에서 폭약을 운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이동 등 이상 징후가 포착된 것은 김 부부장 담화가 발표된 지난 13일부터라고 한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도 17일 “김여정이 말한 다음 날부터 (건물 1·2층에서)불꽃이 관측됐다고 한다”고 국방부 보고 내용을 전했다.

민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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