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 군사적 긴장 고조… 국가 위기 극복에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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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연이은 대남 위협에 맞서 우리 정부도 군사 도발 시 강력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남북 관계가 예측불허의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북 관계마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안팎으로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국내 경제 사정도 계속 악화하면서 국민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적 단결과 역량의 결집이 더 절실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런 판국에 국회마저 여야 간 원 구성 문제로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어 국민의 마음은 더없이 답답하기만 하다.

코로나19에다 북한 도발로 위기 국면
진보·보수로 편 갈라 내부 분열 안 돼

본격적인 대남 도발을 시작한 북한과의 향후 해법을 놓고 우리 사회는 진보·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남·남 갈등이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진보 성향인 ‘6·15 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는 어제 “대북 제재에 얽매인 미국 눈치 보기와 공동선언 실천의 부재가 남북 관계로 악화로 이어졌다”라며 우리 정부의 분발을 요구했다. 반면 보수 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평화를 바라는 민족의 염원을 짓밟는 폭거”라며 “북한은 군사적 도발을 중단하고 남북 합의 사항을 준수하라”라고 북한을 비판했다. 종교계의 보수 성향 단체들은 정부의 대북 저자세 정책을 문제 삼고 나섰다.

남북 관계 악화의 책임 소재를 두고 표면화하는 남·남 갈등을 조정해야 할 21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의 막장 행태에 신물 난 기억이 여전히 선명한데, 21대 국회 역시 아직 정상 개원조차 못 하고 있으니 국민의 마음이 오죽할까 싶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최근엔 미래통합당 내에서 조금씩 ‘등원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니 지켜볼 일이다. 시기상조라는 당내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등원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계속 국회를 외면하기에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엄중하다. 이참에 여당은 야당에 등원 명분을 만들어 주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힘겨운 판에 최악의 남북 관계라는 또 하나의 짐까지 덮친 지금은 어느 때보다 더한 국가적 위기임이 분명하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현재 상황은 가뜩이나 힘든 국민의 삶을 더 힘들게 할 것이다.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도발”을 공언한 북한이 언제 어떻게 우리를 놀라게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그동안 숱한 국가적 어려움을 성숙한 시민의식과 단결로 거뜬히 극복한 경험과 지혜가 풍부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이 국가적 위기 앞에서 내부 분열로 이어져선 안 된다. 진보든, 보수든, 여야 누구든 지금은 서로 손을 내밀고 힘을 합쳐야 할 시기임을 명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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