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디토리움의 명반시대] 25. 유미 조우마 ‘Truth or Consequ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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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 조우마(Yumi Zouma)’는 2014년 데뷔한 뉴질랜드 밴드입니다. 노래와 건반을 맡은 ‘크리스티 심슨’ 기타와 베이스 또 노래와 건반에 ‘조시 버지스’ 역시 기타와 건반 베이스 ‘찰리 라이더’ 드럼을 맡은 ‘올리비아 캠피온’ 이렇게 4명의 아티스트로 구성돼 있지요.

요즘 밴드답게 자신의 주요 악기와 파트가 존재하지만, 멤버가 그 외의 여러 악기를 함께하며 그들의 개성 강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올해 10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진 새 정규 앨범 ‘Truth or Consequence’를 선보였습니다. 이 앨범은 그동안의 유미 조우마 음악의 힘이 선보였던 최종 결과물처럼 들리면서 동시에 더욱 색채가 짙어진 그들만의 새 출발점처럼 다가옵니다.

그래서 저처럼 유미 조우마를 알고 있었지만, 관심 밖에 있던 팬들도 그들의 음악에 새로이 빠져들 수 있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많은 음악이 하루에도 여전히 수없이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고 차트 순위를 없애고 다양한 음악이 음악 팬들에게 다가서는 방향에 대한 대안도 거론되지만, 여전히 신곡들은 빠르게 소비되며 순간 우리의 귀를 스치고 멀어지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렇기에 예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히트 음악의 요령이나 규칙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았습니다. 물론 아주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러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지요. 예를 들자면 80~90년대 음악에도 곡의 길이가 긴 경우 라디오 에어플레이를 위한 짧은 버전을 함께 선을 보이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한 곡의 마지막 끝맺음이 전혀 다른 곡의 도입부로 끝나기도 하는 음악도 많지요. 이 음악의 파일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가끔 헷갈릴 정도로 말이지요. 이런 선택은 아티스트의 충분한 역량을 다른 형태로 보여 주는 의미도 있겠지만, 현시대의 플랫폼에 맞게 효과적으로 음악을 들려주는 것에 대한 고민의 결과들일 것입니다.

저는 예전에 선배들로부터 음악의 도입부가 참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듣는 사람이 도입부를 잠시 듣고 바로 다른 음악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확실하고 인상적인 구성과 멜로디가 특히 도입부에 필요하다는 조언이었지요.

‘유미 조우마’의 음악이 저에게 무척 신기했던 것은 많은 신곡 속에서 이번 앨범을 바로 듣는 몇 초 안에 음악에 빠져들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매 트랙에서, 그것도 순식간에 말이지요. 그런데 이들의 음악에는 앞에서 얘기했던 이런 고민과 방향 설정이 저에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앨범은 오직 귀를 뗄 수 없는 달콤한 멜로디와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성에만 집중하지요. 10개의 트랙이 각자 이 힘을 나누어 가진 채 오롯이 하나의 지점을 향해 뚝심 있게 이야기를 전개할 뿐입니다. 우리를 단번에 사로잡는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오랜만에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앨범입니다.

김정범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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