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진 경기 무승부 만든 부산아이파크 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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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파크가 경기 막판 투지를 불태우며 비겨 소중한 승점 1점을 보탰다. 부산의 김문환이 17일 구덕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부산아이파크의 첫 승이 또다시 미뤄졌다. 하지만 선수들의 간절함이 팀을 패배에서 구했다.

부산은 지난 17일 오후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호물로의 극적인 페널티킥 동점 골로 대구FC와 2-2로 비겼다. 개막 후 7경기째 승리를 맛보지 못했지만,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투지가 빛난 경기였다. 값진 승점 1을 보탠 부산은 4무 3패로 여전히 11위에 자리했다.

17일 7R 대구와 2-2로 비겨
후반 5분 남기고 실점 패색 짙어
추가시간에 PK 얻어 동점골
21일 승리 없는 인천과 대결

이날 부산은 최근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대구를 맞아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더구나 대구는 지난 주말 경기에서 FC서울을 6-0으로 대파하며 한껏 물오른 공격력을 과시 중이었다. 예상대로 전반 12분 만에 실점했다. 대구 외국인 콤비 세징야와 에드가가 완벽한 패스 플레이로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른 실점에 흔들릴 법했지만, 부산 선수들은 마음을 다잡고 반격을 펼쳤다. 전반 39분 기회를 잡았다. 이동준의 절묘한 침투 패스가 이정협에게 연결되자, 다급해진 대구 최영은 골키퍼가 이정협의 발을 걸고 넘어뜨렸다. 페널티킥을 얻은 이정협이 직접 차 넣어 동점에 성공했다.

후반 부산은 매섭게 공세를 벌이며 대구 문전을 위협했다. 하지만 골은 오히려 대구 쪽에서 터졌다. 후반 41분 이진현이 추가 골을 터트려 1-2, 경기 종료가 채 5분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봐도 부산의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부산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승리를 향한 열망이 승부의 향방을 바꿔 놓았다. 부산은 남은 시간 대구의 골문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추가시간 2분이 흘렀을 즈음,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이정협의 강력한 오른발 슛이 터졌다. 대구의 에드가가 몸을 날려 수비했지만, 공은 에드가의 손에 맞았다. 핸드볼 반칙, 또다시 주어진 페널티킥을 호물로가 침착하게 차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수들의 집념은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 곧이어 오른쪽 측면에서 김문환이 올린 크로스가 박관우의 머리에 정확히 전달됐다. 하지만 헤딩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대역전극의 시나리오가 아쉽게 멈추고 말았다.

비록 부산이 고대하던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후반 막판 보여 준 투혼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그만큼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난 경기였다. 이날 두 번의 페널티킥을 유도한 이정협은 무승부가 아쉬운 듯 허탈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후 이정협은 “다가오는 경기에선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아쉬운 것은 선수들이 슛 기회에서 힘이 들어가는 경향을 보인 점이다. 박관우의 헤딩이나 김문환의 슛이 모두 골문을 벗어나 완벽한 기회를 허무하게 놓쳐 버렸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 듯 보였다.

부산은 오는 21일 오후 6시 인천 유나이티드와 8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부산과 함께 아직 1승도 못 건진 인천은 2무 5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17일 광주FC에 1-2로 져 5연패 늪에 빠졌다. 수비와 중원, 공격에서 전반적으로 조직력이 붕괴하다시피 한 상태다. 부산으로선 선수들이 첫 승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 내고, 대구전과 같은 투지를 보여 준다면 어느 팀보다 승산이 높은 일전이 될 전망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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