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텅 빈 유세장’ Z세대 10대·K팝 팬들의 반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가 열린 오클라호마주 털사시 은행센터(BOK Center) 위쪽 좌석 대부분이 텅 비어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개월여 만에 개최한 대선 유세 참석자 수는 고작 6200명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시 소방당국은 하루 전인 20일 털사시 은행센터(BOK Center)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참석자가 6200명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트럼프 3개월 만의 털사 집회
100만 명 예고에 6200명 참석
청소년들 ‘노쇼’ 집단행동 분석
SNS 틱톡, 빈 자리 자축 이어져
이방카 부부, 유세 실패에 분노

은행센터의 좌석은 1만 9000석으로, 이번 유세는 관중석 3분의 2가 텅 빈 채로 진행된 셈이다. 앞서 미국 언론은 관중석 3분의 2만 채워졌다고 보도했는데, 실제로는 3분의 1도 안 채워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털사 유세는 트럼프 대통령 캠프가 “100만 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고 대대적으로 자랑한 행사다.

미국 CNN방송 등은 ‘털사 유세 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10대 청소년과 K팝 팬들의 ‘노쇼(No Show)’ 집단행동을 꼽았다.

세계 1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동영상 중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TikTok)에서는 온라인으로 유세에 가겠다고 예약하고 ‘노쇼’하라는 독려가 잇따랐다.

중국 기업 소유인 틱톡은 통상 ‘정치적 행동’보다는 춤추는 10대들을 위한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20일 오클라호마 털사의 BOK센터 곳곳에 빈 자리가 보이자 틱톡에서는 자축이 이어졌다. 한 청년은 틱톡에 “Z세대는 막을 수 없다”고 글을 올렸다.

10대 중심의 틱톡에서 1000명의 팔로어를 거느리며 활발한 활동을 하는 51세의 메리조 로프 씨는 “1만 9000석이 거의 채워지지 않거나 완전히 비어 있기를 원하는 사람은 당장 표를 예매합시다. 무대에 그(트럼프 대통령)를 홀로 세워 둡시다”라고 독려했다고 CNN에 밝혔다.

그러자 로프 씨의 즉석제안은 그 자체로 도전이 됐다. 트럼프의 선거 유세에 등록하는 인증 영상 올리기가 잇따랐고,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를 통해서도 수천 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25만여 뷰를 기록한 한 동영상은 콕 집어 K팝 팬들에게 이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캠프는 이러한 10대들의 승리 선언을 일축했다. 브래드 파스칼 트럼프 재선 캠프 매니저는 “좌파와 악플러들은 자기들이 집회 참가인원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줬다고 생각하며 승리를 기념하고 있지만, 우리 집회의 작동방식을 전혀 모른다”면서 “유세 집회에 등록을 했다는 것은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참가 회신을 한 것에 불과하고, 참가 가능 인원을 계산할 때 지속적으로 가짜 참가자를 제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가짜 티켓 신청은 우리의 고려 요소가 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파스칼 매니저는 폭스뉴스에 “코로나19와 인종차별 반대시위 등 때문에 유세에 가지 말라는 가짜 뉴스 미디어의 경고, 최근 각 지역에서 격화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가족과 아이들이 유세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영향 때문”이라면서 “일부 시위대는 유세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를 막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캠프 한 관계자는 CNN에 “지난 4차례의 선거에서 투표한 30만 명의 공화당원이 등록했었고, 이들은 (틱톡하는)애들이 아니다”라며 “폭력적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대한 공포 때문에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오지 않았다는 게 명백하다. 보통 유세에는 수천 명의 가족이 온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역시 선임보좌관인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도 ‘털사 유세 실패’에 크게 분노했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몇 주간 파스칼 캠프 매니저가 내놓은 성과에 실망감을 나타내곤 했다”면서 “파스칼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너서클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털사에서 야외유세가 취소되고 실내 유세장에 사람이 적었던 것에 격분했다고 보도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