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초보도 셰프로 만드는 ‘마법의 밀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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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된 식자재를 판매하는 밀키트(Meal Ki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밀키트에는 양념 등 모든 재료가 포함되어, 안내된 조리법을 따라 하면 ‘요린이’(‘요리’와 ‘어린이’를 합친말로 요리 초보를 일컬음)도 훌륭한 한 끼를 차릴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반복되는 ‘집밥’의 단조로움을 피하려는 소비자들로 밀키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손질 식자재·양념 등 모든 재료 포함
장보기 번거로움 줄이고 요리 맛 살려

맞벌이부부·사회초년생에 인기만점
코로나19 이후 찌개류 등 매출 급증
2023년까지 7000억 규모 시장 전망




■해마다 커지는 밀키트 시장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는 판매량으로 확인된다. 올해 부산지역 이마트의 밀키트 매출(1~5월)은 직전 기간 5개월 대비 32% 증가했다. 전국 이마트의 밀키트 매출도 48%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이마트의 성장세가 3%인 것과 비교하면 밀키트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밀키트 시장이 2023년까지 7000억 원 규모로 폭발할 것으로 내다본다. 쿠킹 박스나 레시피 박스로도 불리는 밀키트는 가정간편식 중 가장 손이 많이 가지만,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진화된 형태로 꼽힌다. 가정간편식은 1세대 즉석밥, 2세대 냉동만두류, 3세대 국·탕류 제품, 4세대 유명 쉐프와 맛집 제품 구현한 제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5세대 가정간편식으로 통하는 밀키트는 편의성과 더불어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밀키트의 성장세에 대형 업체들도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6년께 ‘닥터키친’ ‘프레시지’ 등 스타트업들이 처음 밀키트 제품을 선보인 후 동원F&B(더반찬 맘스키트)과 한국야쿠르트(잇츠온), GS리테일(심플리쿡) 등이 밀키트를 선보였다. 지난해는 CJ제일제당과 이마트가 잇달아 밀키트 브랜드 제품을 출시하며 밀키트 시장은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성장세가 뚜렷한 밀키트 시장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마트는 ‘채소밥상’ ‘저스트잇’ ‘피코크’ 등 3개로 나뉘어 있던 자사 밀키트 브랜드를 ‘피코크’로 통합 운영하며, 올해 안으로 현재 배에 가까운 40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쿡킷’은 요리 전문가들이 개발한 새로운 레시피를 매주 2회 선보인 후 고객 후기에 따라 추가 판매를 결정하는 식으로 수요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마트 문현점이 밀키트 1위

원래 밀키트는 요리에 익숙한 4050 맞벌이 부부를 겨냥해 출시됐다. 젊은 세대는 냉동식품과 같은 편리성이 극대화한 가정간편식을 찾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층도 직접 요리하는 이들이 늘면서 밀키트 수요층도 젊어지고 있다.

부산지역 이마트 중에서도 밀키트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은 오피스 상권이 발달한 문현점이다. 문현점의 밀키트 매출은 다른 점포보다 52%나 높게 나타났다.

이마트 측은 주변에 업무시설이 밀집한 문현점의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변 거주지에 맞벌이 부부가 많은 데다 인근 문현금융단지는 주말부부가 많아 주중에 ‘혼밥’을 하면서도 집밥다운 집밥을 먹고자 하는 수요가 몰린다는 것이다. 쌀 매출의 경우, 금정점과 해운대점이 문현점보다 높다. 밀키트가 오피스 상권의 사회초년생이나 1인 세대,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찾는다는 방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문현점의 밀키트 인기는 외식에 질린 오피스 상권 거주자들이 간편하게 집밥을 즐기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캠핑족들이 늘면서 밀키트 매출이 상승한다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나홀로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었는데, 이들이 여러 가지 식자재를 구매하기 보다는 간편한 밀키트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인기 있는 밀키트는 찌개류다. 지난달 부산지역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피코크 밀키트는 ‘오뎅식당 부대찌개’다. 메가마트가 판매하는 ‘신선도원’의 밀키트는 총 6종으로, 이 중 순두부찌개(410g), 부대찌개(370g), 버섯 된장찌개(430g) 등 3종이 찌개류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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