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슬기로운 외과생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손명집 손명집창문외과의원 원장

외과 의사로 활동한 지 30년이 돼 간다.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외과에 대해 잘 모르는 거 같다.

외과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환자들이 질병이 완치돼 다시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는 치료의 대부분은 외과 영역에 속한다.

당뇨나 고혈압의 경우 약물치료가 가장 흔하다. 이때 약물의 목적은 혈압이나 당 수치를 낮춰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약을 먹어야 한다.

그러나 악성 암, 혹 형태의 양성 종양, 혹의 합병증인 통증, 출혈, 염증, 조직 괴사 등을 치료하기 위해선 수술이 필요하다. 우리 몸에 생기는 불필요한 혹 중에는 간혹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염증은 항생제에 의해 쉽게 가라앉기도 한다. 하지만, 원인이었던 혹에 의해 재발할 때도 있다.

문제는 항생제가 듣지 않아 염증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다. 간혹 마취가 부족해 수술 중 심한 통증으로 어쩔 수 없이 응급처치 수술만 하고 나오기도 한다. 또 국소마취 이외의 마취 방법으로 수술할 때도 있으나 이 역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병을 크게 키워 고생하고 수술하느냐, 고생 전에 간단하게 수술하느냐의 차이일 뿐 결국 수술적 치료가 이루어진다. 내 몸에 불필요한 조직들이 생기지 않게 하거나 억제하는 만병통치약이나 예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방법은 없다. 생활습관, 음식조절, 운동 등을 열심히 한다 해도 인체에 생기는 불필요한 조직의 생성과 발달이 완벽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외과는 질병의 근본적 원인을 찾고 수술적 방법으로 원인을 제거, 환자가 더 이상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게 하는 그런 치료를 한다.

수술은 통상 대수술과 소수술로 구분된다.

대수술이란 전신마취 하에 시행하는 수술로 보통 암 수술과 같은 큰 수술을 의미한다. 이런 수술은 수술 시 환자에게 미치는 위험도가 높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내과나 마취과 등 다양한 파트의 의사가 있는 대형병원이 유리하다.

소수술이란 일종의 시술과 같은 의미로 상처의 봉합과 절개, 혹 제거, 치질 같은 항문질환 수술처럼 환자에게 미치는 위험도가 매우 낮은 수술을 의미한다. 대수술을 주로 하는 대형병원에서는 소수술을 접할 기회가 적다 보니, 소수술에 대한 외과적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 또 환자의 상태가 중하지 않다 보니 치료 우선순위에서도 상대적으로 밀리게 된다. 환자의 접근 편리성, 수술과 수술 후의 상처 관리 등에 있어 언제나 해당 의사와 직접 상담 가능한 외과 개인 의원이 훨씬 적합하다.

병은 원치 않게 우리를 찾아온다. 수술을 크고 심각하게만 생각해서 두려움 때문에 치료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 분들께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