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길찾기로 지갑 주인 찾아 준 고교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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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연 부산일보 청소년 기자(기장고2)

고액이 든 지갑을 직접 돌려준 부산 기장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선행상을 받았다.

“10억 원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을까?”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친구에게 거짓말을 해도 될까?” 지난해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전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의 질문들이다. 학교, 사회, 가정, 친구, 인터넷 등의 5개 항목에서 각 5문항, 총 25문항을 제시해 청소년들의 정직지수를 평가하는 것으로 전체 평균 77.3점을 기록해 2017년에 비해 1.3점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청소년들의 정직지수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윤리회복을 위한 국가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청소년의 정직지수와는 달리 고액의 현금이 들어 있는 지갑을 주워 주인을 찾아 돌려준 학생들이 있어 주변의 칭찬을 듣고 있다.

기장고 2학년 이동현·조민서 군
신분증 통해 주인 아내에 전달
주변 칭송에 학교도 선행상 수여

부산 기장군 기장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동현, 조민서 학생이 그 주인공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길가에 떨어진 남성 지갑을 습득해 지갑에 들어 있는 신분증을 통해 주인을 찾아 돌려준 것이다. 일반적으로 분실물을 습득하면 경찰서에 맡기는 것이 대부분이나 이 학생들은 애태워할 지갑의 주인이 마음 쓰여 스마트폰 길찾기를 통해 주인을 찾아갔고, 지갑 주인의 아내에게 전달해 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전후사정을 모르는 지갑 주인의 아내로부터 “왜 지갑을 가지고 있느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후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된 지갑 주인의 아내가 학교에 두 차례나 연락해 이들의 선행이 드러나게 됐다. 이 학생들의 선행을 알게 된 학교는 이들의 선행을 널리 알리고 본보기로 삼고자 선행상을 수여했다.

지갑을 경찰서에 맡기지 않고 주인을 직접 찾아준 이유를 묻자 두 학생은 “주소를 보니 경찰서에 맡기는 것보다 직접 찾아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갑을 잃어버리고 걱정하고 있을 주인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두 학생 모두 이전에도 도서관이나 지역 축제에서 각각 휴대폰을 습득해 주인을 찾아준 경험이 있을 정도로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크다. 갈수록 청소년의 윤리의식이 저하되고 있는 이 때 이들 두 학생의 선행은 모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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