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연락사무소 폭파, 군사합의 파기 아냐”… 정경두 국방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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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2일 국회에 출석해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 행위에 대해 “9·19 군사합의와 연관성이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군사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합의에 저촉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원칙적인 ‘해석 ’에 기반한 판단이다. 남북연락사무소 파괴가 ‘통일부 소관’이라는 기본 입장을 전달한 셈인데, 북한 도발 행위를 좁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정 장관은 이날 21대 국회 첫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행위가 군사행동이냐는 물음에 “9·19 군사합의 관련 내용은 직접적이고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한 사안”이라며, '폭파 행위가 군사 합의를 파기한 건 아니라고 보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현재까지는 그렇다”고 밝혔다.

21대 국회 첫 국방위서 밝혀
통합당 “희망찬 낭만소설 쓰나”
北, 최전방 대남 확성기 재설치

정 장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에 대해서도 “그런 징후는 없다”고 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위한 잠수함 건조 움직임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움직임이 있다는 건 확인 중에 있다”면서도 “그 부분이 개발 완료됐다, 안 됐다고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한·미 당국이 파악한 대북정찰 현황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도 정 장관은 “24시간 완벽히 연합감시태세를 작동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이어갔다.

여당 의원들은 큰 문제제기가 없었지만, 상임위에 불참한 미래통합당은 회의장 밖에서 정 장관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발언이 알려지자 논평을 내 “철저한 안보관 대신 희망찬 낭만소설을 쓰는 국방장관에게 대한민국의 안보를 맡겨도 되는지 걱정스럽다”며 “국가 안보의 수장이자 책임자가 할 말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북한은 대표적인 대남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 했다. 군 당국은 전날(21일) 오후부터 북한이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재설치 작업을 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대남 심리전 강화 차원의 후속조처로 풀이된다. 군 당국도 북한군이 확성기 시설을 설치함에 따라 대응 차원에서 기존 철거했던 시설을 복구할 것으로 전해진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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