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삼진 1위 롯데 스트레일리, 야속한 타선에 고작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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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올 시즌 KBO 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선수 중 가장 좋은 투구를 보이지만, 야속한 타선의 지원으로 고작 1승에 그치고 있다. 부산일보DB

‘스트레일리 안에 레일리 있나.’

롯데 자이언츠에 때아닌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이야기가 자주 나돈다. 팀을 떠난 레일리가 자주 거론되는 것은 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 때문이다.

레일리는 지난해 롯데에서 30경기에 등판해 18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88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19차례를 기록했다. 하지만 5승 14패.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번번이 승리를 날리면서 리그 최다 패 불명예까지 안았다.

올해는 스트레일리에게서 레일리와 같은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모두 9차례 선발 등판했다. 총 55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점 2.10으로 이 부문 전체 3위다. 탈삼진은 22일 현재 62개로 전체 1위이고, 투구이닝 수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 시즌 KBO 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9차례 등판 55와 2/3이닝 던져
이닝 소화 능력 2위, ERA 3위
다승 부문에서 공동 50위 올라
타선 득점 지원은 1.22에 불과
KBO 투수 평균 3.57과 큰 차이
KIA전 첫 등판에서 패전 멍에
24일 사직 KIA전 선발 예고


하지만 다승 부문에서는 무려 공동 50위다. 스트레일리는 5월 10일 KBO 리그 데뷔 첫 승을 거둔 이후 7경기째 승리가 없다. 지난 5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6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07이라는 에이스급 투구를 펼쳤지만, 승리가 없었다. 그만큼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스트레일리에 대한 타선의 득점 지원은 고작 1.22에 불과하다. 스트레일리가 마운드에서 수치상 1.3점 이상을 내주면 절대 승리 투수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규정 이닝을 채운 KBO 리그 투수들의 평균 득점 지원인 3.57과 비교해도 정말 야속한 타선의 지원이다.

기분이 나쁠 만도 하지만 스트레일리는 팀 분위기를 해치기보다는 선수들과 더 잘 어울린다. 팀 동료인 포수 김준태 얼굴을 넣은 티셔츠를 ‘승리의 부적’이라며 직접 만들어 입기도 했다. 급기야 롯데는 팬 요청에 따라 ‘준태 티’를 공식상품으로 내놓았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잘 던지고 있는데 승리를 챙기지 못해 미안한 부분은 있다. 그래도 실망은 하지 않더라.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잘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일리는 24일 사직 KIA전에 등판한다. KIA와는 기억이 좋지 않다. 그는 5월 20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설상가상 롯데는 KIA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주중 사직 3연전이 있기 전 올 시즌 6차례 맞붙어서 모두 패했다. 롯데 타자들은 KIA 투수들의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44승 40패,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했다. 빅리그 156경기에서 140경기를 선발로 등판할 정도로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타선이 조금만 지원해 준다면 천적 KIA를 잡고 현존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거듭날 것이다.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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