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무·덫에 지리산 반달곰이 위험하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최근 단속에서 지리산 입구에서 발견된 올무(왼쪽)와 지리산에서 발견된 반달가슴곰. 낙동강유역환경청 제공

지리산과 가야산 일원에 서식하는 반달곰을 포획하기 위해 설치된 올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최근에는 웅담이 코로나19 면역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반달곰을 포획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 실제로 지리산 등지에 설치돼 있는 올무는 엄청날 것으로 환경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반달가슴곰의 서식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지자체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불법 엽구 수거활동을 벌였다고 23일 밝혔다. 그 결과 22점의 엽구를 발견, 수거했다. 엽구는 야생동물을 불법적으로 포획하기 위해 설치된 올무, 덫 등의 사냥 도구를 말한다.

본격적인 이동 시기 맞아
밀렵꾼 설치 무더기 발견
지자체 등 대대적 합동 단속



이번 단속에는 낙동강유역환경청 외 진주시, 산청군, 함양군, 합천군, 거창군, 그리고 지리산가야산국립공원, 야생생물관리협회 등 ‘반달가슴곰 보호를 위한 경남권역 공존협의체’ 관계기관 90여 명이 참여했다. 이번 불법 엽구 수거활동은 반달가슴곰이 먹이활동을 하거나 짝짓기 상대를 찾기 위해 산 하부 농경지 등 이동 반경을 확대하고 있는 시기에 대비한 것이다.

이번에 수거한 올무는 반달곰이 서식 중인 지리산 일대, 지난 2018년 5월 이동 중 교통사고를 당했던 가야산 자락과 거창군 일대, 과거 곰이 출현했던 진주시 지리산 자락 일대 등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됐다. 수거한 엽구는 대부분 산 입구나 하부 농경지, 반달곰 이동경로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숲이 우거진 깊은 계곡이나 산 능선에 설치된 것까지 고려하면 이번에 수거된 엽구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지리산 일원에는 70여 마리의 반달곰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환경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엽구를 수거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실제로 반달곰을 노린 엽구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반달곰이 자연 생태계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서식할 수 있도록 하반기에도 대대적인 단속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곰들의 이동 경로로 추정되는 광양시 백운산 자락에서 올무에 걸려 죽은 멧돼지 사체와 23점의 올무가 발견된 바 있다.

백남경 기자 nkback@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