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밤 경기 파주에서 탈북단체가 보낸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이 23일 강원 홍천군 서면 마곡리 인근 야산에서 발견돼 경찰이 수거하고 있다. 수거된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2∼3ｍ 크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의 사진이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

한 탈북민단체가 지난 22일 오후 대량의 대북 전단을 기습적으로 살포했다. 경찰은 사실 관계를 확인한 후 관련자들을 검거할 방침이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대표 박상학)은 “회원 6명이 22일 오후 11∼12시 경기 파주 월롱면 덕은리에서 대북 전단 50만 장을 살포했다”고 23일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에 따르면, 이들은 ‘6·25 참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대북 전단 50만 장과 ‘진짜 용 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를 20개의 대형 애드벌룬에 매달아 북한 방향으로 날렸다. 전단 상단에는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사진도 실려 있었다.

22일 밤 파주서 전단 50만 장
애드벌룬 20개에 매달아 날려
1개는 강원도 홍천서 발견돼
경찰·군, 즉각 사실 확인 나서

이들이 살포한 대북 전단 풍선 등은 23일 오전 강원 홍천에서 발견됐다. 풍선은 공기가 채워진 채 막대풍선 모양으로 세로로 펼쳐진 상태로 하천 인근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대북 전단 등이 담긴 비닐봉지도 그대로 함께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대북 전단 100만 장을 날려 보내겠다는 당초 계획을 변경해 기습적으로 전단 살포를 강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의 대북 전단 살포 차단 방침에 따라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분석된다.

자유북한운동연합 관계자는 “경찰에서 계속 추적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마추어인 회원들을 교육시켜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면서 “수소가스 구입이 어려워지고 갖고 있던 수소가스도 다 압수당해 17배 비싼 헬륨가스를 구입해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대북 전단이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전 파주의 해당지역 현장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대북 전단을 살포한 사실을 확인하는 대로 이 단체 회원들을 입건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과 경기도는 일부 탈북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을 밝혔다. 경찰과 군 관계자는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 전단 살포 주장에 대해 “진위 및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도 “해당 단체가 살포를 주장하고 있는 지점과 행위에 대해 경찰이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라며 “그 단체는 이미 경찰에 수사 의뢰돼 있기 때문에 경찰에서 이와 관련해 조사해 나갈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