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덮친 멕시코 강진 ‘마스크 대피’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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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29분 멕시코 남부 태평양 해안지역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수도 멕시코시티의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피한 시민들이 서로 껴안으며 안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 남부 태평양 해안지역에서 2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29분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졌다. 수도 멕시코시티에 거주하는 교민 1명도 대피 과정에서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진앙의 위치는 오악사카주 크루세시타에서 남서쪽으로 38.3km 떨어진 지점이며, 진원의 깊이는 26.3km로 비교적 얕다.

USGS는 당초 지진 규모를 7.7로 발표했다가 7.4로 수정했으며, 멕시코 지진 당국은 규모 7.5로 발표했다. 멕시코 당국은 이후 300여 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인근 과테말라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남부 오악사카주 인근 규모 7.4
최소 5명 사망, 교민 1명도 부상
300차례 여진, 한때 쓰나미 경보
700㎞ 거리 멕시코시티도 흔들
놀란 시민들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피 공간엔 마스크 착용 인파



지진 발생 이후 미 태평양 쓰나미(지진해일) 경보센터는 멕시코 태평양 연안과 중남미 해변 지역 일대에 한때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진앙 부근 해변 휴양지인 우아툴코에선 해수면이 60cm 높아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AP통신은 멕시코에서 이번 지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은 사망자를 최소 6명으로 추산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우아툴코에서 건물 붕괴로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오악사카 주정부는 주내 다른 지역에서 1명이 건물 붕괴로 숨졌고, 추가로 다른 1명도 숨졌다고 밝혔다.

더불어 멕시코 민방위 당국은 국영석유회사 페멕스 정유소에서 직원 1명이 추락사했고 오악사카주 산 아구스틴 아마텐고 마을에서 한 남성이 벽에 깔려 사망했다고 밝혔다.

오악사카주에서 700km 떨어진 멕시코시티에도 강한 진동이 나타나면서 한국 교민 1명이 대피 중 부상을 입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멕시코시티에 거주하는 60대 교민 A 씨가 본인 소유 창고에서 물건을 정리하던 중 지진이 발생해 대피하다가 상자에 깔려 넘어지며 왼쪽 정강이가 부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앞두고 있다.

진앙 부근은 물론 멕시코시티에서도 크고 작은 건물 파손이 잇따랐다. 멕시코시티 도심에선 낡은 건물이 진동에 흔들리다 기울어 옆 건물에 기대서기도 했다. 옆 건물엔 한국 기관도 입주해 있었으나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시 정부 건물 4곳을 포함해 총 32건의 소규모 건물 파손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남부 살리나크루스 지역의 페멕스 정유소에선 지진 직후 화재로 잠시 공장 가동이 멈췄다가 재개되기도 했다.

이날 멕시코시티에서는 강한 진동에 수많은 시민이 일제히 대피했다. 지진 경보가 울리면서 건물 내에 있던 사람들과 인근 공사장 인부 등이 한꺼번에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도로에 차량 통행도 멈췄다. 사람들은 여진 공포 등으로 지진 발생 후 1시간이 넘도록 건물에 들어가지 못한 채 거리에서 기다렸다.

시민들은 특히 지진 상황에서 대피할 때도 외출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잊지 않았다. 멕시코시티 시민 베레니세 에르난데스는 “이번 지진은 갑자기 강하게 뒤흔들렸던 2017년 강진 때와는 달리 경보 이후 대피 시간이 충분한 편이었다”며 “대피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릴 것 같아 마스크를 쓰고 긴소매 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에 사는 교민 최 모 씨는 “강한 진동이 계속돼서 너무 놀라 황급히 대피했다. 2017년 지진 이후 가장 크게 느껴진 지진이었다”고 말했다. 2017년 9월 당시 멕시코시티에서 멀지 않은 푸에블라에서 7.1의 지진이 발생해 멕시코시티 한인 1명을 포함해 300명 이상이 숨졌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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