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닥터] 반려견 무릎질환 ‘슬개골 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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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견 많이 발병, 수술 후 절대적 안정과 운동 제한 필수

유성환 원장이 반려견에게 슬개골 탈구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UN동물의료센터 제공

3살 뭉치(비숑프리제)는 산책할 때 사선으로 걷는 등 보행 이상을 보이고, 물을 마실 때 다리를 살짝 드는 행동을 보였다. 다리에 이상이 생겼다고 생각된 보호자는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문진, 신체검사, 신경계 검사, X-레이 등의 검사를 통해 우측 슬개골 탈구가 확인됐다. 뭉치의 경우 지속적인 슬개골 탈구로 십자인대까지 파열된 상태였다.

부산동물병원 UN동물의료센터(부산 남구 대연동) 유성환 원장은 “슬개골 탈구는 강아지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관절 질환 중 하나다. 무릎에 있는 작고 동그랗게 생긴 슬개골이 제자리(가운데)에서 이탈하면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슬개골 탈구는 크게 선천적 원인과 후천적 원인으로 나뉜다. 선천적으로 포메라니안, 몰티즈 등 다리가 약한 소형견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미끄러지거나 다리를 부딪히는 등 외부의 충격에 의한 후천적 원인으로 슬개골 탈구가 발생하기도 한다. 슬개골 탈구는 진행 정도와 다리 상태에 따라 1~4기로 나뉘며 증상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기부터 다리를 절뚝거리거나 드는 행동, 심한 경우 O자 또는 X자 보행이 나타나며 다리 통증으로 인해 걷지 않으려고 하는 증상을 보인다.

유성환 원장은 “야생의 습성이 남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아파도 숨기는 반려견들이 종종 있다”며 “슬개골 탈구를 방치하면 연골 손상, 대퇴 사두 근육 위축, 십자인대 파열, 퇴행성 관절염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슬개골 탈구는 수의사와 상담 후 상태에 맞는 교정 수술을 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바탕으로 여러 수술 방법들을 적절히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외과 전문 수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유 원장은 “수술 후 입원 치료를 통해 회복기를 가지게 되는데 절대적 안정과 운동 제한이 필수”라며 “회복기에 통증 완화와 조직 재생능력을 높이기 위해 레이저 재활 치료를 병행하고, 퇴원 후에는 상태에 따라 가벼운 운동을 통한 재활 치료, 행동 교정을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슬개골 탈구 예방 체크리스트도 소개했다. △소형견 적정 체중 유지 △미끄럼 방지 패드 사용 △발바닥 털 짧게 유지 △뛰어오르거나 과한 점프 행위 금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행동 금지 등이다.

그는 “슬개골 탈구가 걱정된다면 관절 보조제를 함께 먹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질병이 진행된 상태라면 보조제나 내복약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는다”라며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재발 가능성이 높은 질병이기에 수술 후에도 예방 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홍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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