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평가 칼바람’ 앞에 선 부산 19개 산하기관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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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 게 왔네요.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어 마음이 졸입니다.”

부산시 산하 기관장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시가 산하 19개 기관의 기관장에 대한 본격 경영평가에 돌입했다.

부산시는 25일 오전 부산시청 회의실에서 ‘부산시 산하 기관장 조정 평가회의’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지난주 ‘2+1 책임제 경영평가 평가단’ 6명의 구성을 마무리 짓고, 25일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경영평가에 돌입한다. 실적 평가와 현장 실사 등을 통해 다음 달 중순까지 심사를 마무리하고, 1차 대상 기관에 대해 다음 달 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시 ‘2+1 책임제’ 평가 시작
실적 평가·현장 실사 등 진행
80점 이하일 땐 사직 권고 방침
7월 6곳·9월 6곳·10월 7곳 발표

당초 시 산하 기관장의 임기는 3년이었지만, 시는 공공기관 혁신 차원에서 올해부터 임기를 ‘2+1’로 바꾸었다. 경영평가가 좋은 기관장의 경우 1년을 더 맡기고, 그렇지 않으면 교체한다는 의미다. 시 산하 기관장 대다수는 2018년 하반기 오거돈 전 부산시장 재임 때 임명됐기 때문에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2년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시는 임기 만료 2개월 전에 연임 여부를 결정하고 통보할 수 있도록 올해 3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7월 말에 1차로 결과가 발표되는 기관은 신용보증재단, 정보산업진흥원, 영어방송재단, 경제진흥원, 도시재생지원센터, 산업과학혁신원 6곳이다. 9월 말에 2차로 결과가 발표되는 기관은 도시공사, 시설공단, 환경공단, 관광공사, 복지개발원, 여성가족개발원 6곳. 10월 말 3차로 발표되는 기관은 스포원, 교통공사, 문화회관, 디자인진흥원, 영화의 전당, 문화재단, 부산테크노파크 7곳이다. 평가 대상은 부산시 산하기관 총 25곳 중 19곳.

주주총회에서 대표를 선임하는 벡스코와 LPGA인터내셔널부산(옛 아시아드CC) 2곳은 평가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인재평생교육진흥원, 부산의료원, 국제교류재단, 부산연구원 4곳은 최근에 기관장이 선임됐기 때문에 올해 평가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시는 평가 결과가 공신력을 갖도록 엄격하게 평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총점 100점을 기준으로 80점은 1차년도 기관장 실적 정기평가와 2차년도 기관장 실적 정기평가로 결정한다. 15점은 평가단에 의한 서면평가 점수다. 사업목표 선정 적절성, 달성 노력도 등 정성평가가 실시된다. 나머지 5점은 기관장 업무역량에 대한 임용권자의 평가다. 리더십, 업무추진능력, 노력도, 주요성과 등 기초자료를 참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언론 보도로 기관 운영의 문제점이 드러난 경우나 감사 결과 지적 사항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엄중하게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커트라인을 80점으로 잡고 있다. 80점 이하를 받은 기관장에 대해서는 기관 운영 부적합으로 판단해 임기 연장을 하지 않거나 사직을 권고한다는 입장이다.

조유장 부산시 재정혁신담당관은 “기관장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공신력을 갖도록 노동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다양한 평가단을 구성했고, 평가단 풀을 충분히 갖춰 3차례 평가 때마다 구성이 달라질 것”이라며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엄격하게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가 대상인 한 기관장은 “경영평가가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기관장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좌불안석인 것이 사실”이라면서 “평가 대상이긴 하지만 ‘시정 공백 등이 우려된다’며 교체 없이 ‘그냥 가자’는 것은 아니다. 기관장들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부산 시정의 발전을 위해 엄격하게 재신임을 묻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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