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목숨 걸고 싸웠는데…” 한국전쟁 참전 용사 명예 수당 제각각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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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0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전몰장병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한국전쟁 70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전몰장병 묘역에 헌화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똑같이 목숨 걸고 싸웠는데 어떻게….”

같은 부산에 살더라도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이 받는 ‘명예 수당’이 사는 곳에 따라 매달 20만 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쟁 참전유공자들은 매달 국가와 지자체에서 ‘명예 수당’을 받는다. 매달 15일 국가보훈처에서 32만 원을 받고, 25일에는 광역·기초 지자체에서 지급하는 수당을 받는다. 부산시는 매달 10만 원을 지급하고, 구·군은 형편에 따라 지급한다.


부산 구·군, 재정 형편 감안 지급

거주지 따라 월 20만 원까지 차이


부산 16개 구·군 중 기장군의 명예 수당이 20만 원으로 가장 많다. 기장군은 부산시가 명예 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한 2012년보다 앞선 2008년부터 명예 수당을 지급해 왔다. 강서구와 해운대구는 각각 8만 원과 2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남·서·수영·부산진구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된 참전유공자에게만 2만~5만 원을 지급한다. 동래·금정·연제 등 9개 구는 구비를 지급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같은 한국전쟁 참전유공자라 하더라도 부산 금정구에 살면 매달 42만 원을 받고, 기장군에 살면 62만 원을 받게 된다.

넉넉하지 않은 수당마저 사는 곳에 따라 달리 받다 보니 일부 참전유공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부산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각 구·군에 예산 반영을 권고했지만, 구·군은 열악한 재정 탓에 손사래를 치는 실정이다.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들은 다른 국가 유공자들에 비해 인식이 점차 왜곡되는 것도 안타까운데, 정부와 지자체마저 큰 관심이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런 와중에 평균 연령이 90세를 넘어가는 6·25 참전 유공자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부산지방보훈청에 따르면 6·25 참전 명예수당을 받는 유공자 수는 올 5월 기준으로 4393명이다. 참전 유공자들은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생활고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기초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당부했다.

6·25 참전유공자회 부산지부 권이도 사무처장은 “6·25 참전 용사들에 대한 예우는 지자체장이 마음먹기에 따라 달린 문제다. 더 늦기 전에 참전 용사들이 존엄하고 명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대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서유리 기자 yool@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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