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늘 선거 땐 언더도그” 악재 겹친 트럼프 재선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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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를 5개월가량 앞두고 현지 언론들이 공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두 자릿수 차이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11월 대선을 5개월 앞두고 시행된 전국 여론조사는 물론 대선 승리를 결정짓는 선거인단 확보 예측치에서도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경기침체, 흑인 사망사건, 존 볼턴 회고록 파문 등 연이은 악재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고, 이런 추세라면 패배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론·선거인단 예측 모두 열세
CNN 선거지도, 바이든에 뒤져
선거인단 과반에 100여 명 부족
이코노미스트 “재선 확률 12%”
바이든, 백인 유권자 지지 확장


■“바이든, 승리 분기점에 더 가깝다”

CNN 방송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올 대선에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인단 수를 보여 주는 선거지도를 공개했다. 정치분석가인 에이미 월터와 네이트 실버가 작성한 것으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선거지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5명의 선거인단을, 바이든 전 부통령은 232명의 선거인단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선 승리 분기점인 선거인단 270명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더 근접해 있다는 의미다.

미 대선은 주별로 유권자가 선거인단을 뽑고 그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한다. 선거인단은 주 인구에 비례해 배정된다. 캘리포니아주(55명)가 가장 많고, 텍사스주(38명), 뉴욕주(29명), 플로리다주(29명)가 뒤를 잇는다.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배정된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구조이기 때문에 대선 승리를 위해선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

선거 지도를 작성한 월터는 “선거가 5개월도 안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심각한 약자(severe underdog)’”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 바이든은 경합 주의 26%를 이기면 되지만, 트럼프는 75%를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실버는 “여론조사가 실시되지 않은 주들이 2016년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가정하면 바이든은 368명, 트럼프는 1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CNN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이겼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같은 민주당 성향 주들이 민주당으로 기울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같은 공화당 텃밭도 바이든 전 부통령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좋은 소식은 선거가 아직 멀었다는 것”이라며 “오늘 선거가 치러지면 트럼프는 확실히 패배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 두 자릿수 격차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의 참패를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컬럼비아대 응용통계학센터의 앤드루 겔먼 소장과 협업해 마련한 모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 확률은 12%다.

이는 지난 12일 발표한 예측치 15%보다 3%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할 확률은 87%로 나왔다. 예측치는 매일 업데이트된다. 선거인단 확보 예측 범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126∼304명, 바이든 전 부통령이 234∼412명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밝혔다. 예측 모델 결과는 대통령의 지지도와 경제상황 등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요인들과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도출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두 자릿수 차이로 뒤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학과의 공동여론조사(17∼22일 유권자 1337명 상대, 표본오차 ±3.0%P)에서 ‘오늘 대선을 하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36%, 바이든 전 부통령은 50%를 각각 획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NYT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백인 유권자 사이에서도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며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확실히 ‘언더도그’라는 표시라고 평가했다.

앞서 CNN이 지난 2∼5일 미 전국의 성인 12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4%P)에서 바이든은 55%의 지지율을 기록, 41%에 그친 트럼프 대통령을 14%P 앞선 바 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10∼16일 4426명을 상대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도 올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자는 35%로 나와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48%보다 13%P 뒤졌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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