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브랜드] 로컬브랜드 커피숍 부문 '루스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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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건강한 커피, 문화와 쉼이 있는 정원

루스 커피의 빵은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아 소화가 잘 된다. 루스 커피 제공

‘루스’는 라틴어로 ‘도시 속의 정원’ 혹은 ‘쉼터’를 뜻한다. 지난달 18일 부산 사상구에 문을 연 카페 ‘루스 커피’는 쉼이 있는 정원을 표방하고 있다. 중심에는 ‘좋은 커피’가 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고, 삶을 고양하는 공연이나 전시회도 만날 수 있다.

‘좋은 커피’ 운동 차원 사상구에 개점
 커피 머신 사용 않고 ‘손맛’으로 추출
 커피 매개로 한 전시·공연·교육 공간
 디저트도 느리지만 건강한 제조 원칙


■부산의 커피하우스






부산 사상구에 문을 연 루스 커피는 부산 지역 법인으로, 160평의 확 트인 대규모 매장이 특징이다. 정기적으로 예술 공연과 전시가 열리며 커피 교육도 진행된다. 루스 커피 제공



루스 커피가 추구하는 공간의 콘셉트는 ‘런던 커피하우스’와 같은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런던의 커피하우스는 자유롭게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였다. 교역과 정치 활동 그리고 사교와 문학이 오갔던 곳으로, 온갖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페니 대학’이라 불리기도 했다. 1700년경 런던에는 수천 개의 커피하우스가 개점할 정도로 급속히 유행하며 영국의 역사를 바꾸는 장소가 됐다.


‘건강한 맛’을 표방하는 루스 커피는 양질의 커피 생두를 소형 기기를 이용해 과하게 태우지 않고 로스팅하며, 모든 커피는 커피 머신을 이용하지 않고 핸드 드립으로 추출한다. 루스 커피 제공


루스 커피도 다양한 사람들이 커피를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고 전시와 공연, 교육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160평의 넓은 매장을 예술가들에게 전시나 공연의 장으로 제공한다. 특히 신진 예술가들에게 문을 활짝 열고 있다. 예술가들에게 소정의 교통비와 홍보 활동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루스 커피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 준 것은 지난 8일에 열린 ‘루스커피&문화예술복합공간루스’의 오프닝 행사. 가게 문을 연 지 20여 일 만에 오프닝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커피와 문화가 함께한 향기로운 축제의 장이었다. 루스 커피의 첫 번째 전시인 이혜영 작가의 개인전, 그리고 퓨전 국악팀 뜨락과 첼리스트 김경수 외 2명의 관현악 삼중주, 예서건설 대표이사의 특별 기타 공연이 열렸다.

루스 커피 측은 “완숙한 기성 예술가부터 신진 예술가 그리고 일반인까지 문화를 만들어가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20대의 열정적인 직원들

매장에 들어서면 젊은 직원들의 열정과 활기가 가득하다. 루스 커피의 직원은 6명으로, 모두 20대다. 이들은 커피 제조부터 제과 제빵이나 매장 관리까지 모두 담당한다.

특이한 점은 모두 대학에서 바리스타 과정이나 제과 제빵을 전공한 이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술 전공자부터 간호사 등 경력도 다양하다. 이들이 직원으로 발탁된 유일한 기준은 기술과 커피에 대한 이해였다. 루스 커피가 목표로 하는 ‘느리지만 건강한 맛’을 함께 추구하고, 맛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

루스 커피의 철학이 담긴 커피와 디저트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다. 효율성이 강조된 장비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카페와 달리 루스 커피는 ‘손맛’을 중시한다. 느리더라도 사람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맛이 건강하다는 것이 루스 커피의 생각이다. 루스 커피의 철학이 담긴 제조 과정은 기존의 바리스타나 제과 제빵 과정을 이수한 이들에게는 생소한 것들이다. 그래서 아예 비전공자를 중심으로 손의 감각이 뛰어난 직원들을 채용했다는 것이 루스 커피의 설명이다.

직원들이 주체적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것도 이런 채용 과정 덕분이다. 이들은 좋은 커피와 먹거리를 만든다는 자부심과 열정이 가득하다. 직원 모두 정규직이라는 것도 루스 커피의 자랑이다.

■깨끗한 커피 맛의 비결

루스 커피는 느리지만 깨끗하고 맛있는 커피를 위해 오랜 시간 달려왔다. 루스 커피는 찍어내듯이 빠르게 커피를 뽑아내는 대형 카페의 커피와 차별화한 맛을 추구한다. 과하게 로스팅돼 본연의 맛을 잃고, 쓴맛이 나며 속이 쓰릴 만큼 자극적인 커피에 대한 의문에서 루스 커피는 출발했다.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한 잔을 먹더라도 깨끗하고 신선한 커피를 선보이게 됐다.

시작은 경남 밀양에서 열린 ‘빈 카운터스 커피 아카데미’였다. 2008년부터 운영된 빈 카운터스 커피 아카데미는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핸드 로스팅과 드립으로 ‘좋은 커피 바르게 마시기’ 운동과 커피 교육을 진행해왔다. 그러다 점차 문의와 수요가 많아지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부산에 첫 매장인 루스 커피를 열게 됐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커피를 나누고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였다.

‘좋은 커피’를 추구하는 루스 커피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 번째는 깨끗한 커피를 위해 도구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루스 커피 측은 커피를 밥에 비유해 설명했다. 즉 맛있는 한 공기의 밥을 먹기 위해서 썩은 쌀과 돌을 골라내고 밥을 짓고 난 밥솥은 깨끗하게 씻어 보관하는 것처럼, 커피를 만들 때도 양질의 생두를 사용해 결점두를 골라내고 로스팅한 도구를 세척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루스 커피는 커피의 깨끗하고 신선한 맛은 결점두가 없는 신선한 커피콩과 도구의 청결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기계를 최소화하고 손의 감각을 극대화한 것이다. 제조 과정에서 대량화와 신속함을 추구하는 기계 사용을 최소화하고 손의 감각을 최대한 사용한다. 느리더라도 커피 본연의 특징을 지키기 위해서란다. 그래서 루스 커피는 로스팅 장비부터 색다르다. 소형 투명 유리 로스터로, 로스팅 과정을 보고 소리를 들으며 기계와 프로그램으로 공식화하지 않고 감각적으로 로스팅을 하기 위한 도구이다. 모든 커피 음료는 커피 머신을 사용하지 않고 핸드 드립으로 추출한다.



■건강한 디저트

루스 카페에서 판매되는 빵과 디저트도 커피와 닮은꼴로, 느리지만 건강한 제조 과정을 거친다. 팽창제를 사용하지 않고 15시간 이상의 저온 발효 원칙을 지킨다. 기계를 최소화하고 손의 감각을 사용하는 것도 커피 만드는 과정과 유사하다. 이런 제조 과정 덕분에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는 평이 높아 특히 어린이나 어르신들에게 인기다.

빵과 디저트의 레시피는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겼다. 첨가물, 보존료, 색소, 착향료를 넣지 않고 맛과 모양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간단하고 깔끔한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는 것이 레시피의 핵심이다.

소량으로 생산해 당일 판매 원칙도 빵과 디저트 맛의 비결이다. 대량생산 대량판매를 위해 공장의 냉동 생지나 완제품을 납품받아 사용하지 않는다.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제품이 아니라 매장 내에서 손으로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제품 모양도 조금씩 다르다. 루스 커피 측은 “‘나와 내 가족이 매일 먹는 음식’이라는 콘셉트로, 이윤보다 정성을 담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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