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쿡·랜선 라이프·코로나 베이비…‘코로나가 바꾼 세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주차장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받으려는 차량들이 줄지어 있다. AFP연합뉴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개월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28일(한국시간) 오후 6시 현재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10만 명을 초과했다. 누적 사망자 또한 50만 명을 넘어섰으며, 누적 완치자 수는 548만 명에 육박했다.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중국이 지난해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179일 만이다.

누적 확진자 1000만 명 시대
6개월 만에 사망 50만 명 넘겨
봉쇄·해제 반복 ‘2차 유행’ 위기
집콕족 늘면서 비만 인구 증가
가정폭력·경제적 고통 가시화
‘코로나 베이비’ 개도국 이슈 부상

■꺾이지 않는 기세… 백신은 언제쯤?



초기 중국과 유럽을 휩쓸었던 코로나19 감염이 최근에는 중남미를 중심으로 한 미주에서 특히 심각하다. 그 사이 중국 등 동아시아와 유럽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택하면서 확산세를 진정시킨 이후 약 두 달간의 봉쇄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며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거리 두기를 완화하고 국경을 열면서 또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베이징시에서는 50여 일간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다가 신파디시장에서 3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새로 발생했다. 한국에서는 이태원 클럽을 시작으로 산발적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유럽의 방역 모범국으로 불리는 독일에서는 대형 도축장에서 직원 1500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차 유행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2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반구의 경우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하는 9∼10월께 2차 유행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확산→봉쇄→완화→재확산→봉쇄’라는 악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 사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치며 한층 더 강력해졌다. 중국 충칭의과대학 연구팀은 “신파디 집단 감염을 불러온 바이러스는 우한에서 확산한 초기 바이러스와는 다른 ‘D614G’라고 불리는 변종”이라고 밝혔다. 이는 주로 유럽에서 확산한 바이러스로, 연구진이 인체 침투 능력을 시험한 결과 초기 바이러스보다 2.4배 강한 침투 능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종 바이러스가 백신 개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가정폭력 늘고 코로나 베이비까지

코로나 1000만 시대, 감염을 우려해 집 안에만 머무는 이른바 ‘집콕족’이 늘면서 비만 인구 증가를 우려하는 현상이 세계적 공통 현상으로 떠올랐다. 또 집에서 동영상 등을 보고 혼자 운동하는 ‘홈트레이닝’, 외식하지 않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홈쿡’, 영화관·공연장·전시장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문화생활을 하는 ‘랜선 라이프’, 집에서 온라인 쇼핑·배달 서비스로 돈을 쓰는 ‘언택트(비대면) 소비자’ 등도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대표 트렌드다.

반면 코로나 사태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현상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증가다. 코로나 사태로 가족이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갈등이 커지고, 특히 수입 감소와 해고 등 경제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가정 내 폭력이 이어지는 것이다.

미국에선 외출제한령 발효 이후 가정폭력이 최대 24%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고, 아르헨티나에서는 봉쇄조치로 여성 살해 범죄가 최근 10년 내 최다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아동학대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학교 등 교육기관에 가지 못하는 상태에서 집안에서 폭력을 당하면 도움을 청할 길이 없다.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는 ‘코로나 베이비’가 이슈로 부상했다. 인구 2억 7000만 명의 인도네시아에서는 엄격한 산아제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지만 내년 초까지 42만 명이 태어날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필리핀 정부도 코로나 봉쇄 기간에 의도하지 않은 임신으로 21만여 명이 태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 없으면 봉쇄·해제 반복

앞으로의 세상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미 겪어 본 경험들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집회나 스포츠 경기 관람, 결혼식, 입학·졸업식, 콘서트 등은 열리기 힘들고, 여행도 엄격하게 통제된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물론 확산을 잡았다고 판단하는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또는 정치·경제적 압력에 의해 일시적으로 봉쇄령이 풀릴 수는 있다. 그러나 세계 어느 곳에든 코로나 바이러스가 남아 있는 한 언제든 다시 봉쇄령이 내려질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이제 감염 책임은 개인 몫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사람들은 어떤 행동까지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매일매일 결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NYT는 전했다. USA투데이는 경제 대공황이 미국을 검소한 절약가들의 나라로 만들고, 제2차 세계대전이 낙관적 소비 지상주의의 국가로 만들었듯, 지금 팬데믹을 겪는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새로운 미국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