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조짐… 부산도, 세계도 모두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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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국내외적으로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아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이 작년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6개월 만이다.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방역망을 뚫고 들어오는 해외유입 감염자 수가 이달 들어 11번째나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동남권 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부산 입항 러시아 선박 선원에 이어 양산에 거주지를 둔 키르기스스탄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러한 사례들은 아무리 국내 차원의 방역을 철저히 한다고 해도 국제 공조 없이는 완전 근절이 불가능하다는 걸 보여 준다.

재확산 공포에 고강도 규제 목소리
조율로 방역 성과 올리는 지혜 절실

국내 지역감염 기세도 예사롭지 않다. 신규 확진자가 8일 만에 다시 60명을 넘어서 62명을 기록했다. 더욱이 ‘생활 속 거리 두기’ 방역체계의 기준선 중 하나인 신규 확진자 ‘50명 미만’도 이달 들어서만 9번째 깨졌다.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율도 11%를 넘어섰다. 현재로는 인구 밀집 지역인 수도권에서 주로 발생 중이지만, 서서히 남하하는 모양새를 보여 부산, 울산, 경남 방역 관계자들의 긴장도는 최고조이다. 특히 이들은 피서철에 부산 지역 해변을 찾을 수도권 주민 동태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4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드디어 시작된 게 아니냐”라는 반응을 낳았다. 이 사람은 충북의 한 제조업체에 근무하면서 직장 동료인 대전 105번 확진자와 접촉한 후 해운대구에 있는 자택으로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부·울·경은 해외와 수도권으로부터 들어오는 코로나19 감염에 사면초가가 된 형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방문판매업체, 요양 시설, 콜센터, 교회 등 다중이 모이는 곳이 코로나19의 숙주로 활용된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재확산 공포가 동남권에서도 서서히 퍼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회적 거리 두기’로 전환이 필요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사정이나 교육 여건을 고려할 때 다시 고강도 규제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여름철 관광 특수를 노리는 부산은 이에 더 민감한 입장이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지금 국민과 지역민은 다시 한번 허리를 졸라매야 한다. ‘밀폐, 밀접, 밀집’이라는 이른바 ‘3밀’을 최대한 피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엄수해야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 방역 당국 역시 감염 상황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는 유연성을 가지는 게 옳다. ‘K-방역’이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은 건 확진자 수를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일상생활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으면서 조율을 통해 성과를 올렸기에 그런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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