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9명과 싸워도 못 이기는 부산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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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이파크 김문환(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 27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9라운드 홈경기에서 성남 수비수 사이로 드리블하고 있다. 부산아이파크 제공

비겼지만 진 것 같은 느낌이랄까. 부산아이파크가 이겼어야 할 경기를 놓쳤다.

부산은 27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9라운드 홈경기에서 성남FC와 아쉬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종료 직전과 후반 34분 성남 선수 2명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 속에서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결승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골 결정력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승점 1점을 더하는 데 그친 부산은 1승 5무 3패(승점 8)로 다시 11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부산은 지난 2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8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맛본 후 이날 홈 첫 승과 함께 2연승에 도전했다. 성남은 최근 4연패 중이라 부산과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성남 선수 2명 퇴장 수적 우세
전반 자책골 만회하는 데 그쳐
결승골 못 터트리고 1-1 무승부
제공권 노린 단조로운 공격
슛 14개에 1골, 결정력 부족

하지만 전반 초반 부산에 불운이 따랐다. 전반 8분 수비하던 박준강의 발에 공이 맞아 골문으로 들어가 버린 것. 자책골로 1골을 내준 부산은 공격의 고삐를 죄며 성남 문전을 압박했다. 성남은 간간이 역습으로 맞섰으나, 경기의 주도권은 부산이 쥐었다.

전반 막판 부산은 호재를 맞았다. 이동준이 드리블하며 치고 들어갈 때 성남 최지묵이 태클로 저지하려다 반칙을 범한 것. 앞서 옐로카드를 한 번 받았던 최지묵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후반 부산은 김병오를 빼고 박호영을 투입했다. 중앙 수비수인 박호영은 키 195cm의 장신으로 이정협과 함께 최전방에 배치됐다.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제공권을 노린 포석이었다. 후반 10분엔 권혁규를 빼고 발 빠른 박관우를 기용, 상대를 더 옥좼다.

후반 23분, 호물로의 25m 중거리 슛이 터져 마침내 동점에 성공했다. 게다가 후반 33분 성남의 두 번째 퇴장이 나왔다. 이정협이 골키퍼와 맞서기 직전 성남 이창용이 이정협을 잡아채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은 것. 9명이 뛰는 성남을 향해 부산의 일방적 공세가 전개됐다. 부산은 이규성을 빼고 장신(193cm)의 빈치씽코까지 투입해 역전 골을 노렸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성남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14 대 1. 양 팀 슈팅 숫자에서 보듯 너무나 일방적 경기였다.

높이 싸움에 치중한 단조로운 공격이 아쉬웠다. 키가 큰 박호영, 빈치씽코의 머리를 노린 크로스가 계속 이어졌지만,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상대의 밀집 수비를 깰 빠른 돌파와 침투 패스가 필요해 보였으나, 지나치게 크로스-헤딩에만 의존한 공격 패턴이 읽힌 느낌이었다.

경기 후 조덕제 감독도 자신의 작전 실패를 인정했다. 조 감독은 박호영의 전방 투입에 대해 “기존 스트라이커 정성민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며 “박호영은 재작년부터 공격수로 종종 출전했다. 최근 연습경기를 통해서도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기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관우는 발이 빨라 투입했는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미숙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힌 후 “결과적으로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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