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주 1회 재택근무 ‘일단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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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롯데지주를 시작으로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주중 하루 재택근무제를 도입한 지 한 달이 됐다. 스타트업 등에서는 이미 재택근무가 보편화했고 올해 들어 일부 대기업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긴 했다. 그러나 롯데의 주 1회 재택근무제는 대기업에서 임시 조치가 아닌 상시적인 제도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실제 재택근무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본인부터 주 1회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그룹 내 계열사에 확산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달부터 전면 도입했고 롯데케미칼은 이달 15일부터 시범 운영한 뒤 확대할 계획이다.

도입 한 달 맞아 평가 긍정적
화상회의 비효율 지적 나오기도

상당수 임원은 재택근무를 하지 않고 출근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직원들은 주 1회 재택근무제에 대부분 좋은 평가를 내놨다. 롯데지주 직원 A 씨는 출퇴근 시간이 사라진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A 씨는 “출근 준비 시간까지 합해 출퇴근에 걸렸던 시간이 최소 3시간 이상 절약된다”고 말했고, 롯데쇼핑의 30대 남성 관리직 직원 B 씨도 역시 “재택근무일이 하루 있어서 피로도가 크게 줄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맞벌이인 A 씨는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는 학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을 챙길 수 있는 여유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40대 상품기획자(MD) C 씨는 “재택근무라고 딱히 일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 “오히려 사무실에서 잡담하는 시간이 없어 일의 속도는 더 빠른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챙길 수 있는 여유는 조금 생겼지만 때로는 놀아 달라고 보채는 아이들 때문에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 재택근무일에 일부러 외부 카페를 찾는다는 직원도 있었다. 서류 작업이 많은 부서에서는 퇴근 시간이 지난 후에도 노트북을 덮기가 쉽지 않아 오히려 근무시간이 늘어난 것 같다는 시각도 있었다. 화상회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긴 하지만 아직 활성화하지 않아 주로 인터넷 메신저로 소통하다 보니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전체 회의 때는 아무래도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택근무를 ‘노는 것’으로 인식하는 일부 상사들의 시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직원은 “상사들이 자칫 ‘사람이 없어도 되겠구나’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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