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하는 부산 민주당… 시의회 의장단에 ‘비주류’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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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더불어민주당의 제8대 부산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후보 선출대회에서 신상해(맨 왼쪽) 의원 등 출마자들이 손을 맞잡아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의원들이 제8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 후보로 비주류 세력의 대표 선수 격인 신상해(사상2) 의원을 선택했다. 부의장과 7명의 상임위원장 후보에도 당내 비주류나 소장파 의원들이 대거 뽑혔다. 반면 전반기 시의회 운영을 주도한 이른바 주류 세력은 이번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 나란히 시의회에 입성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2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갈래로 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 의장에 입당파 선출
1차 투표서 승리 비주류 힘 과시
상임위원장 선거도 약진 ‘뚜렷’
30대 소장파, 인기 상임위 맡아
시정 감시 칼날 날카로워질 듯

29일 민주당 후반기 의장단 후보 선출대회에 의장 후보로 선출된 신 의원은 2017년 민주당에 들어온 소위 입당파다. 전반기 의장 선거에 나섰다가 결선 투표에서 1표차로 아깝게 탈락한 신 의원은 개인적으로 이번에 명예회복을 한 셈이다.

후반기 의장 선거는 신 의원과 이산하(남4) 의원 등 입당파 2명과 손용구(부산진3) 오원세(강서2) 의원 등 민주당에 뿌리를 둔 초선 의원 2명 간 4파전 양상이었으나 신 의원이 최종 승자가 됐다.

신 의원은 당내 비주류 의원들을 대거 지지 세력으로 끌어들여 의장 후보에 뽑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결선 투표까지 갔다면 경쟁 후보 지지 세력 간 합종연횡으로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신 의원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으며 선거를 끝냈다.

이 같은 결과는 시의회 민주당 내부적으로 전반기 동안 주류를 형성한 세력이 소통에 소홀한 채 사실상 시의회 운영을 독점했다는 반감이 강하게 깔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후반기 원 구성과 관련, 민주당은 의원총회 등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와 함께 물러났던 신진구 보좌관 복귀를 둘러싸고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 제1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동호(북3) 의원도 주류 세력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7명의 상임위원장 후보를 뽑는 선거에서도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거나 소장파로 꼽히던 의원들이 대거 약진했다.

그중 해양교통위원장 후보로 선출된 이현(부산진4)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소관부서가 대폭 커지며 최고 인기 상임위로 꼽힌 해양교통위원장 후보에 30대인 이 의원이 선택받은 것이다. 이 의원 역시 그동안 당내 주류 세력과 거리를 둔 채 의정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소장파로 분류된다. 후반기 원 구성과 관련해서도 기존 시의회 주류 세력과 거리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영(영도1) 의원도 소장파이면서 통합당에서 합류한 입당파로 분류되지만 이번에 도시환경위원장 후보로 선출됐다. 노동계 출신인 정상채(부산진2) 의원과 도용회(동래2) 의원이 각각 운영위원장과 기획재경위원장 후보로 선출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전반기 시의회를 이끈 정통 민주당 세력은 정종민(비례) 의원 등 일부만 상임위원장단에 합류했다. 정통 민주당 쪽 대표 격으로 의장 후보 선거에 뛰어든 손용구(부산진3) 의원이나 전반기 원내대표를 지낸 김삼수(해운대3)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후반기 의장단 구성 과정에서 시의회가 다양한 세력들로 분화됐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시의회가 부산시를 향한 견제의 칼날이 더 날카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의회가 전반기에는 정통 민주당 출신의 주류 세력 주도로 협력 쪽에 무게를 둔 의정 활동을 펼쳤다면 후반기에는 견제와 감시 쪽 기능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선출대회에 나선 후보들도 “전반기에 시의 시의회 무시가 심했다” “시정 감시와 견제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등의 목소리를 냈다.

글·사진=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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