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다 기자의 부산읽기] ‘코로나19’ 대구 지역사회의 경험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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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다 다이 서일본신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세가 한국과 일본 모두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여름 입국 제한을 일부 완화해 호주, 베트남 등 4개국에서 1일 최대 250명 정도의 입국을 검토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업가 대상이다. 한국과 중국 등에서 입국하는 것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한·일 시민들이 자유롭게 관광을 위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아직은 먼 일 같아 보인다.

최근 대구에서 의료 자원봉사를 했던 의료인들을 취재할 수 있었다. 한 달 반 만에 6800여 명의 폭발적인 환자 발생 통제에 성공한 대구는 일본에서 특히 관심이 많은 지역이다.

경북대학교병원 이재태(62) 교수는 무증상·경증 환자를 전담 치료하는 ‘생활치료센터’에서 4주간 일했다. 장기간 입원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어서, 그런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도 마음을 썼다고 한다. 경북대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 공간으로 활용했는데, 당초 학생들의 반대도 있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대학 측은 “지역이 있어야 병원도 있다”고 설득에 나섰고, 나중에는 학생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기를 희망할 정도까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퇴직했지만 자원봉사에 지원한 김미래(60) 간호사는 “가족들 중에서는 ‘훌륭한 행동이지만 내 가족이 하는 건 우려스럽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의료행위는 누구나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내 병원에서 4주간 환자를 돌봤다.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지키는 방호복은 피부를 강하게 조이기 때문에 세세한 작업들이 어려워서 힘들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일상 생활을 빼앗기고 고통받는 시민의 모습을 보는 것이 마음 아팠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로 지금까지 대구에서 자원봉사에 참가한 의료 관계자는 2450여 명. 순수한 봉사로 참가한 사람도 다수 있지만 코로나 관련 의료 활동에 수당을 지급하는 한국 정부의 지원제도를 활용한 사람도 많았다.

일본은 대구처럼 대규모 감염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 교수는 “한·일의 정치적 대립 상황이 마음 아프다”면서도 “일본은 한국의 이웃이고 대구의 경험에서 일본이 아직 모르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의 의학계와 공유함과 동시에 장단점을 검토하고, 좀 더 나은 방역대책을 세울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료 수준이 높은 양국의 대책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코로나로 인한 피해자가 한 사람이라도 줄어들기를 기원한다.

dai.kaneda@nishinippon-np.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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