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인형들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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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인형들은 볼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이어 오던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된 것은 관중석을 차지했던 인형들이었다. 프로축구 경기 때 리얼돌(성인용품 인형) 설치로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팬들이 보냈거나 구단에서 마련한 갖가지 인형들을 보면서 선수들은 물론 TV 중계를 보는 팬들도 즐거워했다. 국내 프로 스포츠가 외국까지 전파를 타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관중석에 놓인 인형들을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인형들을 볼 수 없게 됐다. 방역당국이 최근 프로 스포츠의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는 5월 5일, 프로축구는 5월 8일 개막해 현재까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여자프로골프도 5월 14일부터 대회를 시작했지만 갤러리 없이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프로 스포츠에 제한적이나마 관중 입장이 허용된 것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50명 이내로 지속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다 프로 스포츠의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구단들이 재정적 위기에 놓인 것도 한몫했다. 워터파크와 해수욕장 등이 개장하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아직 구체적인 입장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KBO 리그와 K리그는 초기 관중 비율에 대해 30%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중이 경기장에 입장하더라도 예전의 응원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0일 발표한 ‘KBO 코로나19 대응 3차 통합 매뉴얼’을 보면 팬들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 입장부터 응원, 식음료 취식 과정까지 감염을 최대한 예방하는 데 중점을 뒀다.

경기 관람 시 모든 관중은 입장할 때부터 야구장 내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체온 37.5도 이상이면 출입이 제한된다. 관람객 정보 확인을 위해 모든 티켓은 온라인 예매나 카드 결제만 허용된다.

야구장 내에서 식음료 매장은 운영되지만, 관람석에서의 취식 행위와 음식물 반입은 당분간 금지된다. 주류를 제외한 물과 음료는 허용된다. 관람석에서 맥주 한 잔을 즐기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응원 문화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비말 분출이 우려되는 구호나 응원가, 접촉을 유도하는 응원 등은 제한된다. 사직야구장에서 떼창을 하는 ‘사직노래방’은 당분간 옛일이 될 듯싶다.

김진성 스포츠팀장 pape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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