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 최대 어시장에 부산 중도매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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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형

부산공동어시장에서 활동 중인 중도매인이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새 대표로 뽑혔다. 수산물 전국 최대 산지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과 최대 소비지 유통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의 상생 계기가 될지 기대를 모은다.

수협중앙회는 지난달 29일 수협노량진수산(주) 주주총회를 열어 박세형 전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장을 노량진수산시장 신임 사장으로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박 사장은 오는 16일 취임식을 갖고 2년 임기에 들어간다.

공동어시장 중도매인 박세형 씨
노량진수산시장 새 대표 선임
첫 공모 외부 영입 ‘유통 전문가’
산지-소비지 가교·상생 기대



전국 최대 소비지 어시장인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대표로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 출신 박세형 씨가 선임됐다. 이 시장은 지하 2층, 지상 6층, 연면적 11만 8346㎡를 자랑한다. 부산일보DB


2002년 수협중앙회가 노량진수산시장 관리·운영을 맡은 후 노량진수산시장 사장은 수협중앙회 내부 인사로만 이뤄졌다. 그러나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적자에 허덕이는 노량진수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외부 유통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취임 이래 지속적으로 펼쳤다. 수협중앙회 출신인 안재문 현 사장 역시 이러한 임 회장의 ‘외부전문가 영입’ 취지에 공감했고, 임기가 10개월가량 남았는데도 조기 사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수협중앙회는 6월 초 이사·상무로 구성된 특별인사위원회에서 공개모집 방침을 결정하고, 6월 9~19일 공고를 거쳐 23일 지원자 서류전형을 실시했다. 당시 박 사장을 포함해 2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고, 26일 면접에서 박 사장이 후보자로 확정됐다. 이어 수협중앙회는 지난달 29일 수협노량진수산(주) 주주총회를 열어 박 후보자를 새 사장으로 확정했다. 박 사장이 수협노량진수산(주) 설립 이래 첫 외부 영입 사장이 되는 셈이다.

수협중앙회 측은 “국내 최대 소비지 수산물도매시장인 노량진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수산물 유통에 전문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외부 전문가를 사장으로 선임하고자 했다”고 박 사장 임명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수협중앙회 내부에서는 ‘유통전문가 공개 모집’방침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전국 최대 규모 도매시장을 경영하는 사장의 자격이 단순히 유통에 해박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도매시장에 상품을 대는 중도매인이 시장 최고경영자에 오른 것을 두고, ‘이익충돌(사적 이익과 공적 책무가 서로 부딪히는 상황)’ 우려를 제기한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원래 수협중앙회 내부 출신이 가던 자리를 외부로 넘겼으니 일부에서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간다”면서도 “노량진시장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분명 변화가 필요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박 신임 사장은 “임명이 확정되자마자 부산공동어시장에 휴업을 신청했고, 미수금 등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폐업할 것”이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이익충돌 상황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40년 넘게 쌓은 수산물 유통 노하우를 살려 부산공동어시장과 노량진시장이 ‘윈윈’하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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