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에 가장 필요한 아파트는 ‘2억~4억 원대 중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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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민들이 실제 이사 등의 목적으로 구입하는 아파트는 3억~4억 원대가 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해운대와 수영구 일대 풍경. 부산일보 DB

지난해부터 부산에서 매매된 아파트 4곳 중 3곳은 가격이 4억 원 미만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최저 기준금리 상황에서 집값이 들썩거리고 있지만 실수요자들이 결혼, 이사 등을 위해 필요한 3억~4억 원대의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 들어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 원이 넘었다.

1일 부동산서베이(대표 이영래)는 지난해 1월 이후 지난달 14일까지 부산의 아파트 매매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4억 원 미만에서 집을 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 5만 2211건 중에서 3만 8638건(74%)을 차지했다. 1억 원 미만이 5.5%, 1억 원대 22.4%, 2억 원대 28.8%, 3억 원대 17.2%이었다. 2억 원대가 가장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억 원 이상 되는 거래는 1만 3573건으로 26%에 그쳤다. 4억 원대가 11.1%, 5억 원대가 6.4%, 6억 원대가 3.8%, 7억 원 이상이 4.7%였다. 공급면적별 거래비중을 살펴보면 중형대인 85~135㎡ 중에서는 2억~4억 원이 30.6%로 가장 많았다.

아파트 거래 74%가 ‘4억 미만’
신축 평균 5억 넘고 프리미엄도
수요·공급 ‘엇박자’ 현상 뚜렷
“서민 ‘주거 사다리’ 공급해야”


자료를 분석한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이번 분석을 통해 시민들의 실질 수요는 중저가 아파트에 몰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아파트가 주거보다는 재테크 수단으로 더 주목받으면서 새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지만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할 3억~4억 원대 아파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거 사다리’는 가족수와 생활수준의 변화에 따라 규모나 가격을 높여 주거 공간을 옮겨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부동산서베이의 분석에 따르면 부산 신축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5억 1723만 원이었다. 해운대구가 9억 9012만 원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부산에서도 인기가 높은 전용 84㎡는 대부분 6억 원에서 10억 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됐을 정도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평(3.3㎡)당 가격이 1400만 원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분양된 곳의 가격(확장비 제외)을 보면 사상구 덕포동 사상중흥S클래스그랜드센트럴(1572세대) 1328만 원, 북구 덕천동 한화포레나덕천(636세대) 1341만 원, 남구 대연동 대연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337세대) 1581만 원, 연제구 거제동 쌍용더플래티넘거제아시아드 482세대(1975만 원), 해운대구 중동 쌍용더플래티넘해운대(152세대) 1749만 원이었다고 부동산서베이는 밝혔다. 일부 아파트는 여기에 프리미엄이 2억~3억 원씩 붙어 전용 84㎡ 기준으로 7억 원을 넘어선다. 당첨 확률이 낮은 데다 프리미엄까지 얹어 사기에는 가격이 너무 높다.

부산 지역 주택 가격은 올 1월 이후 현재까지 1.61%가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입주 시점을 기준으로 5년 이내가 2.84%, 6~10년이 1.98%, 10년 초과가 1.27% 올랐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가 3.73% 상승해 눈에 띄었다. 신축·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세가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달부터 부산에서도 소유권 이전 시점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면서 재개발·재건축 ‘입주권’으로 몰린 이유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6·17 대책 영향으로 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에 포함되면서 ‘풍선효과’에 따른 추가 상승도 예상된다.

이영래 대표는 “가격이 비싼 대단지 아파트의 대안으로 소형 아파트를 찾지만 그마저도 분양가격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실수요자를 위한 중간 단계의 공공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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