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일정 7~8월 롯데 성적 불펜 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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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소비가 심한 7~8월에 각 팀의 불펜진이 팀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NC전에서 승리를 따낸 투수 강동호(위쪽 사진 오른쪽)를 비롯해 마무리 김원중의 어깨가 무겁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창원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 경기는 불펜의 높이가 승패를 갈랐다.

연장 11회까지 접전을 펼치며 양 팀 합쳐 19명의 투수가 등판했고, 그중 롯데는 11명이 나섰다. 롯데는 엔트리에 등록된 투수 중 선발 투수들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총동원돼 10-8의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순위 싸움이 절정에 달하는 7월부터 8월까지는 불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혹서기라 체력 소비가 많은 데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개막이 한 달 이상 늦어 일정이 빡빡하다.

30일 롯데-NC전 불펜 승패 갈라
혹서기에 휴식 없이 일정 빡빡
필승·추격조 여유 삼성 상승세
구원진 평균자책점 증가 곡선
NC·LG, 마운드 운용 ‘빨간불’
롯데 ERA 3위 불펜에 기대감

일단 올스타전을 전후한 휴식기가 없다. 또 도쿄올림픽 1년 연기로 이 기간 쉬기로 한 애초 계획도 수정됐다. 이 기간에 원래 개막일인 3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치르지 못한 160경기 중 75경기를 진행한다.

각 팀의 운명이 구원 투수진의 어깨에 달렸다. 6월 선전으로 선두를 바짝 추격하는 키움 히어로즈는 불펜의 높이가 어떻게 성적을 좌우하는지 잘 보여 준다. 키움은 1점 차 승부에서 9승 무패로 크게 웃었다. 비결은 평균자책점 1위(4.30)인 구원진이다. 그 정점엔 2승 1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52라는 막강한 성적을 낸 리그 최고 소방수 조상우가 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도 필승 계투조와 추격조가 양과 질에서 경쟁팀을 능가한다. 불펜도 로테이션을 돌릴 정도로 여유가 있다. ‘돌부처’ 오승환의 가세로 더욱 견고한 방패를 구축한 삼성은 팀 블론세이브를 단 1개만 남겼다. 삼성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은 불펜의 압도적인 기량을 높이 평가한다.

반대로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이 나빠진 NC(5.35→7.67), LG(3.53→6.39)는 마운드 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공수 균형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선두 NC의 약한 고리는 불펜이다. 1위 팀답지 않게 블론세이브를 8개나 기록했다.

하위권으로 처진 SK 와이번스와 역시 하위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kt는 시즌 초반 블론세이브로 큰 피해를 봤다. SK가 가장 많은 11개를 기록했고, kt가 9개로 뒤를 잇는다.

선발진이 부진한 롯데 입장에서도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롯데 선발진의 이닝 소화수는 전체 구단 중 9위, 선발승은 8위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롯데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4.76으로 전체 3위를 기록, 상대적으로 준수한 편이다. 이닝 소화 수(172이닝·2위)는 적지 않은 편. 하지만 투수별로 보면 이닝 분배는 잘 되고 있다. 구승민이 유일하게 20이닝(23과 3분의 2)을 넘겼을 뿐, 박진형(19이닝), 박시영·송승준(이상 17과 3분의 1이닝) 모두 타 팀 불펜진보다 이닝 소화 수가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록에 비춰 보면, 현재까지 허문회 감독의 불펜 관리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7~8월 롯데의 성적이 이전보다 나을 거라는 기대감의 근거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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