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백사장에 팽팽한 긴장감, 방역·캠페인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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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수욕장 개장 첫날

1일 정식 개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띄엄띄엄 간격을 띄워 설치된 파라솔에 고유번호가 부착돼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해수욕장이 정식 개장했지만, 코로나19 탓에 피서철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1일 부산지역 해수욕장이 동시에 개장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와 전날 내린 많은 비 탓에 개장 첫날 해수욕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주말 본격적인 무더위에 전국 피서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수욕장 곳곳에서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1일 오후 2시께 찾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이날 해수욕장은 거센 파도 탓에 입수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이 때문에 방문객 수는 정식 개장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이날 해운대 방문객은 2만 3744명으로, 일주일 전의 2만 4557명에 비해 다소 줄었다. 인근 송정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 방문객은 각각 8717명, 5500명가량으로 지난해보다 한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송도해수욕장 등 다른 해수욕장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개장식 등 각종 행사·축제 취소
파도 높아 해운대 입수금지도
주말 무더위 피서객 대비 한창


특히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해수욕장 개장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와 축제까지 취소돼, 썰렁한 분위기가 가중됐다. 개장 첫날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 윤 모(53) 씨는 “평일에 정식 개장이 시작돼도 지난해는 입욕객들이 꽤 많아 피서지 분위기가 났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며 “코로나19를 고려하면 한산한 해수욕장이 바람직한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허전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지역 해수욕장들은 개장 첫날부터 관광객 유치 경쟁보다 코로나19에 대비한 방역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날 각 해수욕장에서는 샤워장과 탈의실 등 공공시설 소독이 이뤄졌다. 방역복을 입은 직원들이 주요 공공시설을 돌며 방역 작업을 진행했다. 해수욕장 공중화장실과 샤워실·탈의장 등에서는 거리 두기를 위한 대기 줄 표시가 바닥에 그려졌다. 해수욕장 주변 호안도로에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홍보하는 코로나19 예방 수칙 관련 현수막이 줄줄이 설치됐다.

부산시도 코로나19에 대비한 예방 수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날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강성태 수영구청장과 시민 160여 명이 참석한 ‘코로나19 극복 생활 속 거리 두기’ 캠페인이 광안리에서 열렸다. 이는 피서철을 앞두고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과 시민을 대상으로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적지 않다. 시민 이 모(40) 씨는 “여름철이면 수백만 명이 넘는 피서객들이 부산 해수욕장을 방문하는데, 지역 감염이 잇따르는 시기에 해수욕장 전면 개장은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고 말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개장 첫날에는 피서객이 많질 않아 한산했다. 앞으로 무더위와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만큼 대규모 피서객이 해수욕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철저한 방역 대책과 거리 두기 홍보 등으로 안전한 해수욕장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성현·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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