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비에 범람한 온천천… 그 틈에 버린 폐자재?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비 온 뒤 널브러진 공사장 쓰레기. 금정산지킴이단 제공

이틀 전 내린 폭우로 온천천이 범람하면서 공사장에서 나온 장비와 폐자재들이 떠밀려 와 하천변 공사장 관리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1일 오전 부산 동래구 온천천 일대 곳곳에는 공사용 자재와 폐자재들을 담은 마대자루가 나뒹굴었다. 부산시가 발주한 ‘수영처리구역 오수관로 정비사업 1단계’ 공사장에서 나온 자루들은, 지난달 29일 오후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온천천이 범람하면서 온천천변 곳곳으로 흩어졌다. 비가 온 다음 날인 30일, 공사장 관계자들과 온천천관리사무소 측에서 떠내려 온 자재와 폐기물 등을 수거했지만, 이튿날이 지나도록 제대로 수거되지 않은 실정이다.

비 온 뒤 곳곳에 공사장 폐기물
환경단체 “의도적인 방치 의심”
시공사 “예상보다 많은 비 온 탓”

부산지역 환경단체인 금정산지킴이단은 장마가 예보됐음에도 시공사가 공사 자재를 방치한 탓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공사장에서 나온 폐자재들은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를 방치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정산지킴이단 허탁 단장은 “공사장에서 나온 폐자재들 중 부피가 큰 것들은 걸러지겠지만, 작은 것들은 물살에 쓸려 바다로 흘러가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온천천이 범람하는 것이 하루이틀이 아닌데 이를 치우지 않은 것이 고의적인 것은 아닌지도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부산시건설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이 공사는 다음 달까지 진행된다. 현재 공정은 완료됐으나, 공사 장비와 자재 등을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시공사는 예상보다 많은 비가 온 탓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장비와 자재들을 범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높이에 올려뒀는데 온천천의 수위가 예상보다 더 높게 찼다는 것. 시공사 관계자는 “자재들이 5t 화물차로 4대 분량이다. 한꺼번에 치울 수가 없어, 비가 오더라도 넘치지 않을 곳에 뒀는데 예상보다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자재들이 떠밀려갔다”고 해명했다.

시 건설본부는 ‘불미스러운 상황’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환경 오염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대부분의 공사가 완료됐고, 공사가 비굴착식으로 진행돼 건설 폐기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본부의 설명이다. 건설본부 관계자는 “폐기처분하기 위해 모아 뒀던 폐자재 일부가 떠내려가긴 했지만, 수거 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서유리 기자 yool@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