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박만 한 돌, 도로 덮쳐 아찔” 불안에 떠는 삼익비치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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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삼익비치아파트 인근 급경사지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돌. 독자 제공

부산 수영구 삼익비치아파트 인근 급경사지에서 돌이 떨어져 주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에 재건축 시공사 측은 280m 구간에 걸쳐 돌을 막기 위한 그물을 설치했다. 독자 제공
부산 수영구 삼익비치 아파트 인근 도로의 산비탈 급경사 지역에서 수박 크기만 한 돌덩이가 자주 떨어져,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돌덩이 추락의 원인으로 급경사지 위 재건축 공사를 지적하며 장마철에 대비한 철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시공사 측은 “주민들의 민원으로 안전시설을 설치했다”면서도 재건축 공사와 낙석과의 관련성은 부인하고 있다.

김 모(50·남천동) 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장을 보러 가기 위해 차를 타고 항상 다니던 왕복 2차로 바로 옆 급경사지에서 갑자기 주먹 크기의 돌들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브레이크를 밟아 돌을 피했지만, 갑자기 떨어진 큰 돌에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김 씨의 아들도 학원 통학을 위해 이곳을 지나다가 지름 40cm 크기의 돌이 떨어져 다칠 뻔했다고 한다. 김 씨 모자는 이후 이 길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인근 왕복 2차로 옆 급경사지
큰 돌덩이 자주 떨어져 다칠 뻔
주민 “인근 재건축 공사가 원인”
건설사는 낙석과 관련성 부인


김 씨 부자를 아찔하게 만든 곳은 수영구 남천동 항만청 기숙사에서 수영구 노인복지관까지 350m에 달하는 왕복 2차로 구간이다. 이 지역은 경사도 34도, 폭 20m, 높이 5m 이상으로 급경사지로 분류된다.

실제로 본보 기자가 현장을 방문한 결과, 급경사지의 높이는 50m 이상이었으며 경사지에는 어른 몸통만 한 크기의 돌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경사지 중간쯤엔 ‘위험 낙석주의’라는 표지도 있었다.

최근 이 지역에서 돌덩이가 자주 떨어지자, 이 도로를 많이 이용하는 인근 3000여 세대 아파트 주민들은 ‘경사지에서 돌이 떨어져 위험하다’는 민원을 해당 구청에 넣었다.

주민들은 최근 들어 돌덩이 추락이 부쩍 증가한 이유로 재건축 공사를 꼽고 있다. 해당 급경사지 위쪽에는 남천 2구역(삼익타워)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재건축 공사는 900여 세대 규모로 올 1월 착공해 2022년 11월 완공 예정이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발파 작업 충격으로 경사지에 있던 돌이 굴러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해당 급경사지는 40년 이상 오래된 곳으로 돌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 곳인데, 최근 재건축 공사로 돌이 자주 떨어지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다”면서 “특히 이곳은 노인복지관으로 가는 길이라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 더 위험해질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건설사는 최근 급경사지 280m가량 구간의 아랫부분에 세로 70cm 그물망을 설치해 별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발파 작업이 경사지의 돌이 굴러떨어지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할 구청인 수영구는 시공사 측에 ‘안전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와 함께 급경사지 소유주도 구조진단업체를 통해 안전진단을 할 예정이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급경사지 중간에 인근 주민들이 밭을 일궈 야채를 키우고 있는데, 이곳에서 돌이 떨어진 것인지 공사장 발파의 영향인지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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