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1차 시뮬레이션 결과 ‘금정산 충돌’ 뒤집으려는 국토부의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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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의 동남권 관문공항 적정성 여부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당초 1차 시뮬레이션 결과 위험 판단을 받은 안전 분야에서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에 2차 시뮬레이션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결과 발표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이해당사자인 부산시 등에 공식적인 제안이나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1일 부산시, 국토교통부,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조만간 검증위 안전 분과 위원들과 국토부 관계자가 모여 2차 시뮬레이션 시행 여부와 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는 국토부가 안전 분과 위원들과 만나 (2차 시뮬레이션 시행 여부 등)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검증위 1차 실험 안전문제 확인
항공기 재이륙 땐 사고 위험

국토부, 자체 실험 “이상 없다”
검증위에 2차 시뮬레이션 요구
부산시 “시간만 낭비” 강력 반발

검증위는 4월 20일 오전 8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김포공항 화물터미널게이트에 있는 항공시뮬레이터 업체(CAE KOREA)에서 안전 분과 검증위원 5명, 총리실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실험에서는 ‘고-어라운드’(착륙 실패 뒤 재이륙하는 비상절차) 상황에서 금정산과 충돌하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실험이 검증위 최종 보고서에 그대로 인용될 경우 ‘김해신공항 불가’ 쪽으로 판정이 내려질 것이 유력했다. 이로 인해 검증위와 부산시는 2차 시뮬레이션이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해공항 확장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국토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토부는 부랴부랴 5월 27일 오전 자체적으로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검증위와 같은 업체에서 실험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안전에 이상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1일 가 단독 입수한 국토부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실험에서 오픈형 V자 신설활주로(RWY32·RWY14) 이착륙 시 엔진아웃 상황에서 이륙과 이설시단(활주로 길이 감소 시) 실패접근(정상착륙 실패한 상황) 착륙에서 모두 성공하는 결괏값을 얻었다.

문제는 국토부 실험의 적확성이다. 국토부는 해당 시뮬레이션 결과를 검증위에 보냈는데,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여러 입력값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항공기 비행 특성상 작은 변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입력값에 따라 결괏값이 크게 달라지는데 ‘깜깜이’ 결과만 전달한 것이다.

특히 같은 업체에서 실험을 했음에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에 대해서도 국토부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는 2차 시뮬레이션 진행 여부에 대해 총리실이나 검증위, 국토부 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제안받은 바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미 1차 모의실험에서 안전문제가 도출된 상황이라면 굳이 2차 실험으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같은 업체에서 ‘시험을 두 번 치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시가 2차 실험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그만큼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확실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국토부와 검증위가 2차 시뮬레이션을 한다면 한 치의 의혹 없이 투명하게 상승각, 선회각 등 시뮬레이션 입력값을 먼저 공개하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최세헌·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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