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보폭 넓히는 김경수, 신공항으로 날개 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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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맨 왼쪽) 경남지사가 2일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정세균(맨 오른쪽) 국무총리 주최의 제10차 목요대화에 참석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최근 신공항 이슈와 관련,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김 지사는 2018년 ‘보수 아성’ 경남에서 23년 만에 민주당 간판으로 첫 도지사직에 오르며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드루킹 사건’ 1심 재판에서 법정 구속된 뒤 정치적 ‘날개’를 잠시 접으며 대권 가도에서도 벗어났다. 현재도 보석 상태로 2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지만, 최근 김 지사는 정치 보폭을 눈에 띄게 넓히며 여권 내 잠재적 대권주자로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안 불가” 연일 지적
신공항 재검증 공격수 역할 톡톡
‘드루킹 댓글 조작’ 항소심 무죄 땐
여권 대권 주자로 급부상 가능성


■김해신공항 불가론 ‘대표’선수

특히 김 지사는 신공항, 메가시티 등 굵직한 PK지역 현안을 중앙정부와 정치권에 알리는 대표 선수 역할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동남권 신공항 이슈에서는 총리실에서 진행 중인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안) 재검증 과정에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은 듯하다.

총리실 검증 발표가 임박한 최근에는 신공항 관련 행보가 더욱 많아졌다. 지난달 16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민주당의 코로나19 관련 영남권 간담회에서는 “김해공항 확장안은 8번이나 검토했지만 7번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온 사안”이라며 김해신공항의 객관적이고 신속한 검증을 촉구한 데 이어 23일에는 민주당 경남 의원들과 서울에서 회동을 갖고 신공항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토요일(6월 27일)에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송철호 울산시장과 만나 김해신공항 재검증 발표 과정과 가덕신공항 적정성에 대한 입장 정리를 이끌었다. 오는 6일 국회에서 열리는 민주당 중앙당과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김 지사가 공항 문제에 대해 중앙당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총리실 재검증 결과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동남권 신공항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김 지사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자산을 쌓게 될 듯하다. 김 지사와 함께 신공항 문제를 양 축으로 지탱하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 ‘부재’로 김 지사의 책임이 더욱 커졌는데, 그만큼 ‘보상’도 많아질 수 있다.

그의 최근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드루킹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가 2심에서 뒤집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측면도 크다. 2016년 11월 9일 드루킹 경기도 파주 사무실을 찾아온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했다고 특검 측에서 주장한 그 시간에, 배달된 닭갈비를 먹느라 보지 못했다고 한 김 지사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는 해당 닭갈비집 사장의 증언이 나오면서 재판 국면이 새롭게 전환된 덕분이다.

만약 김 지사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는다면 그의 대망론 불씨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억울한 일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는 동정론까지 겹쳐질 경우 여권 지지층의 호감도가 더욱 요동칠 수 있다는 얘기다.



■여론조사서도 ‘잠룡’ 인정?

김 지사는 2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최하는 ‘목요대화’에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초청되며 존재감을 알렸다.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코로나19와 대한민국, 그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는데, ‘이낙연 대세론’을 위협할 수 있는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히는 정 총리, 이 지사와 함께 만났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김 지사는 올 3월 8일 “모든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 원을 지원하자”며 재난기본소득 정책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은 체급이 좀 낮은 듯이 보이지만, 김 지사를 지켜보는 친노, 친문 지지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지금 여권에서 대선 지지율이 높은 사람 중에 친노·친문 ‘적자’로 분류할 수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김 지사가 언제든 당내 주류 세력인 친노·친문계의 대표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180석에 육박하는 민주당 의원 중 100명 이상이 친문으로 분류된다. 당 안팎에선 ‘친문이 아닌 의원이 없다’는 말이 돌 정도다.

김 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오마이뉴스와 리얼미터가 매월 발표하는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김 지사는 6월부터 새롭게 후보군으로 들어갔다.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발표된 6월 조사에서 1.7% 지지도로 12위에 그쳤지만, 월례 정기조사에서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것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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