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인사 책 도서관 퇴출 ‘현대판 분서갱유’ 일으킨 홍콩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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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홍콩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한 남성이 경찰의 후추 스프레이에 맞은 뒤 쓰러져 체포되고 있다. AP연합뉴스연합뉴스

지난 1일부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본격 시행된 가운데 홍콩 민주화 인사들의 저서가 도서관에서 사라져 현대판 ‘분서갱유’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 내 공공 도서관에서 조슈아 웡 등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화 인사들의 저서가 모두 사라졌다.

조슈아 웡은 지난 2014년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과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의 주역으로, ‘나는 영웅이 아니다’ 등 2권의 저서가 도서관에서 사라졌다.

‘우산혁명’ 조슈아 웡 등 저서
홍콩 공공도서관서 모두 사라져
시위 체포자 10명은 DNA 채취
국가정권 전복 선동 혐의 적용

웡은 이에 대해 “이러한 검열은 사실상 ‘금서’ 지정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홍콩 야당인 공민당 탄야 찬 의원, ‘홍콩 자치’를 주장해 온 학자인 친완 등의 저서가 도서관에서 없어졌다. 홍콩 레저문화사무처는 “일부 서적의 홍콩보안법 위반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경찰은 식당 벽에 손님들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써서 붙인 포스트잇도 홍콩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시위대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혀 이른바 ‘노란 식당’으로 불렸던 많은 식당들이 이러한 포스트잇들을 제거했다. 홍콩에서 노란색은 시위대를 상징하는 색이다.

경찰은 또 지난 1일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남성 6명, 여성 4명 등 10명을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뒤, 조사 과정에서 이들의 침, 머리카락 등 DNA 샘플을 채취해 비난을 받고 있다. 홍콩 법규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피의자가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 유죄 입증에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DNA 샘플 채취를 명령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그동안 DNA 샘플 채취는 살인, 성폭행 등 중범죄 피의자에 대해서만 이뤄져 왔다.

홍콩 경찰은 체포된 10명에게 국가정권 전복 선동 등의 혐의가 적용됐으며,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장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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