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 쓴 주한미군 운집, 시민 향해 폭죽 난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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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개장 첫 주말

4일 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구남로에서 외국인들이 인근 건물을 향해 폭죽을 발사하는 모습. 독자 제공

부산지역 해수욕장 정식 개장 첫 주말을 맞으면서 전국 피서객이 부산을 찾았다. 특히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주한미군과 그 가족이 해운대해수욕장을 대거 방문했으나, 대부분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수칙을 무시했고 일부는 난동을 피워 코로나19 예방 대책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오후 1시께 찾은 해운대해수욕장. 비교적 선선한 날씨에도 개장 첫 주말에 맞춰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적지 않았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방문객은 6만 8740명이고, 전날에는 2만 8460명이 해운대 백사장을 찾았다. 이날 인근 광안리와 송정해수욕장 방문객은 각각 5만 8500명과 1만 4889명으로 집계됐다.

美 독립기념일 맞아 해운대 대거 방문
공놀이하고 침 뱉고 백사장·도로 활보
거리 두기 무색, 방역수칙 아예 안 지켜
불안에 떠는 시민들 “체계적 단속을”


이날 해운대 백사장에는 수백 개의 파라솔이 꽂혔다. 그 아래로 피서객들이 옹기종기 자리를 잡았다. 특히 외국인 방문객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경기도 오산, 대구, 부산 등지의 미군부대에서 해수욕장을 찾은 미군과 그 가족들이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놀이를 하는가 하면 백사장과 호안도로를 활보하며 침을 뱉기도 했다. 이날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크리스(31·미국) 씨는 “해수욕장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바깥 공간이라서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피서객을 피해 자리를 옮기는 시민들도 나왔다. 시민 박 모(38) 씨는 “외국인 피서객 주변에 파라솔을 배정받았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고 소리를 지르기도 해 자리를 옮겼다”며 “이들에 대한 단속이나 계도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피서객 밀접접촉을 방지하기 위한 ‘차양시설 2m 거리 두기’도 무색한 모습이었다. 파라솔 아래로 8명의 피서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모여 음식물을 나눠 먹는가 하면, 입에 머금은 음료를 백사장에 거리낌 없이 뱉기도 했다. 해수욕장뿐 아니라 인근 ‘해운대 핫스팟’으로 통하는 구남로 일대도 코로나19 예방 수칙이 무색한 모습이었다.

특히 4일 밤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구남로에 결집한 수많은 외국인이 예방 수칙 등을 따르지 않으면서 시민 불안이 가중됐다. 거리 두기는 지켜지지 않았으며, 대다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일부 외국인은 시민과 건물을 향해 수십 발의 폭죽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 행위로 70여 건의 시민 신고가 접수됐으며, 폭죽을 발사하고 달아나던 20대 미군이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경찰 계도로 외국인들은 해산됐지만, 마스크 미착용 등 구멍난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과 외국인 난동에 시민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구남로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눈살을 찌푸리며 이들을 피해 다니는 시민도 많았다”며 “감염병 예방 수칙이 제대로 홍보되고 있는 건지, 계도는 이뤄지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최근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잇따르는 데다 피서철 무더위까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시민 불안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해운대구는 구남로~해운대해수욕장 구간 폭죽놀이 특별계도 방안을 내놓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문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대책에 분주하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미국 독립기념일이 해수욕장 개장 첫 주말과 겹쳐 무질서 행위가 더욱 심했다”며 “경찰과의 합동 단속으로 불꽃놀이 등 불법 행위를 차단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고 쾌적한 해수욕장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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