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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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현 성 심리학자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을까. 사랑하는 사이에서 감지되는 이상신호는 언제 오는 걸까.

사랑하는 이의 죽음 이후에도 그 사람만을 그리워하며 사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 영원한 사랑이 있는 것도 같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를 옆에 두고도 딴 곳으로 돌아가는 눈과 마음도 있어 사랑은 한순간의 감정이구나 싶을 때도 있다. 결국 누구에게나 보편타당하게 적용될 정답이 없다는 말이 된다.

유효기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변해가는 마음, 또 변하진 않았어도 둔감해진 마음거리와 행동을 경험했을 수 있다.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사랑을 시작하는 초반의 모습과 달라진 상황을 보며 사랑은 언젠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까? 간단하다. 음식을 관리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좋은 것은 사이가 매우 좋을 때는 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가능한 쏟아 그 애정의 온도를 높게 올리는 것이다. 나중에 식을 것이 두려워 아예 불을 지피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하려고 냉장 보관을 하거나, 다시 끓여두거나, 바짝 말려두거나 하는 식으로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의 관계가 변하지 않도록 자주 만나는 시간을 갖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전화, 메일, 영상통화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

사랑을 할 때는 상대에게 더욱 매력적이고 멋있게 보이기 위해 외적, 내적의 단장을 하기 마련이다. 만약 만나서 보지 못한다면, 매력적인 상대의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예쁘다거나 멋지다는 표현 말고 이런 모습을 매일 못 봐서 아쉽다거나, 멋진 모습을 남들만 봐서 화가 나려고 한다는 식의 감정이 이입된 질투 섞인 멘트를 날려보라. 사랑의 유효기간을 확 늘려주는 엄청난 보존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심장으로 한다고 하겠지만, 사랑을 하려면 뇌가 작동해야 가능하다. 사랑이라는 것이 갑자기 불타오르는 뜨거운 열정이나 매혹적인 상대에게 이끌리는 정욕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사랑의 감정으로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이 공감과 관심의 영역인 것으로 볼 때, 변하지 않는 사랑이 쉽지 않으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음식이라 할지라도 보관 방법과 장소, 보관 전 처리방식에 따라 보존 기간이 달라진다. 그러듯이 사랑의 유효기간도 개인의 태도, 말투, 눈빛과 접촉 등의 애정신호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짧아질 수도, 영원할 수도 있다.

달콤하고 쌉싸름하고 차갑고 뜨거운 사랑에 명확한 모범답안 하나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나만의 레시피와 보관법이 필요한 난도 높은 인생 요리가 바로 사랑인 만큼 자신이 잘하는 것부터, 잘하는 게 없다면 그나마 조금 자신 있는 것부터 몸에 배도록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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