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넘어서는 조연’ 세컨드 제품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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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제품을 보조하는 세컨드 가구·가전 인기가 뜨겁다.왼쪽부터 신세계센텀시티 씰리 매장 싱글침대와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신일전자의 서큘레이터, 이동식 에어컨. 각 사 제공

싱글침대, 서큘레이터, 의류 건조기의 공통점은? 해당 상품군의 메인을 보조하는 세컨드 제품이어거나 매출 순위가 낮았다가 최근 인기가 급상승한 제품들이다. ‘주연’만큼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조연’ 제품을 소개한다.


부피 작고 실용성 좋은 가구 인기몰이
싱글침대·1인용 리클라이너 매출 급증
서큘레이터 매출, 처음 선풍기 뛰어넘어
이동식·창문형 에어컨도 ‘신흥 강자’로


■부피 작은 가구 인기몰이

3세 자녀를 둔 김 모(33) 씨 부부는 기존 침대 옆에 새로 산 싱글침대를 붙여 아이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자녀와 함께 침대를 쓰기 위해 패밀리형 침대를 별도로 구입하자니 기존 침대를 처분해야 해서 아예 크기가 작은 싱글침대를 추가 구입했다. 김 씨는 “패밀리형 침대나 아동용 침대를 구매할까 하다 결국 싱글침대로 결정했다”며 “아이가 커서도 계속 사용할 수 있어 가장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 씨처럼 어린 자녀가 있는 집에서 어린이용 침대를 새롭게 구입하기보다 싱글침대를 구입해 오랫동안 사용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싱글 침대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젊은 부부의 수요까지 가세하고 있는 셈이다.

‘혼수 침대’로 킹사이즈를 당연히 생각하는 풍토도 바뀌고 있다. 신세계센텀시티 씰리침대 김문희 매니저는 “작년 대비 올해 싱글침대를 찾는 고객이 대략 10% 정도 늘었다”며 “최근에는 혼수로 싱글 침대 2개를 구입하는 이들이나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 메인 침대 옆에 붙여서 사용하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1인용 리클라이너 소파도 요즘 뜨는 ‘세컨드 가구’다. 지난달 신세계센텀시티의 리클라이너 등 일반가구 매출은 34% 증가했다. 신세계센텀시티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집안에서 편안함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침대와 리클라이너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1인용 리클라이너를 티 테이블과 함께 장만해 식탁 등 다용도로 사용하는 1인 가구가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서큘레이터 전성시대

올여름 가장 ‘핫’한 여름 가전은 ‘서큘레이터’다. 서큘레이터는 공기를 순환시키는 가전으로, 선풍기나 에어컨의 냉기를 공간에 고루 퍼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역대급 폭염의 예고로 서큘레이터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사상 처음으로 선풍기 매출을 넘었다.

부산지역 이마트의 서큘레이터 매출은 전년 대비 163%나 늘어 폭발적 신장세를 기록했다. 2018년 서큘레이터와 선풍기 매출 비중(5~6월 기준)은 27:73이었다가 지난해 37:63으로 폭을 좁혔다. 올해 들어서는 매출 비중이 역전해 53:47을 기록했다. 전국 이마트 기준으로도 한 달간 서큘레이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9%나 늘었다.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서큘레이터는 더 이상 ‘보조 가전’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선풍기보다 2~3배 이상 비싸지만 크기가 작고 이동이 편해 수요가 늘고 있다”며 “에어컨과 선풍기에 이은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큘레이터와 더불어 최근에는 실외기가 필요 없는 이동식 에어컨이나 창문형 에어컨 매출도 늘고 있다. 지난달 이마트의 이동식 에어컨 매출은 5월 대비 5배 늘었으며, 창문형 에어컨 판매도 9배 증가했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설치가 간편하고 이동이 쉬워 원룸이나 전셋집, 거실 이외 방에 설치하는 이들이 많다.



■코로나19로 뜬 제품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기가 급부상한 제품도 있다. ‘건강’이나 ‘살균’이 강조된 제품군이다.

‘살균’ 가전인 의류 건조·관리기와 식기세척기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연’으로 급부상한 가전으로 꼽힌다. 의류 건조기와 관리기는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세탁기 매출의 5%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통돌이’라 불리는 일반 세탁기 매출을 뛰어넘고 있다.

올 들어 부산지역 이마트의 건조기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22% 증가하면서 일반세탁기 매출보다도 77% 높게 나타났으며, 의류 관리기 매출도 61% 신장하면서 일반 세탁기 매출의 83% 수준까지 늘었다.

부산지역 식기세척기 매출도 지난해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설거지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나 식기 살균에 민감해지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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