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설움 겪는 청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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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변신 '야식남녀' 강지영

한층 차분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찾은 배우 강지영. 키이스트 제공

‘확’ 달라진 배우들이 안방극장을 속속 찾고 있다. 익숙한 옷을 벗어던지고 그간 볼 수 없던 낯선 모습으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정반대 캐릭터에 대한 도전은 물론, 무대에서 브라운관으로 활동 폭도 넓혔다. 최근 막을 내린 JTBC ‘야식남녀’의 강지영이 그 주인공. 새로운 도전에 나서 ‘신(新)’나는 연기 행보를 시작한 강지영을 만났다.

걸그룹 카라서 드라마 첫 주연
열정 많고 당찬 PD 역할 소화
“카멜레온 같은 배우 되고 싶어”

“걸그룹 ‘카라’ 이미지를 벗고 ‘믿고 보는’ 연기자로 가는 첫걸음을 뗐어요.”

배우 강지영(27)은 드라마 ‘야식남녀’를 마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국내에선 ‘카라’ 멤버로 익숙한 그가 이번엔 안방극장 주연으로 시청자 마음을 흔들었다. 화려한 무대 위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지영은 “5년 만에 한국 시청자를 만난 작품이라 의미가 깊었다”고 말했다.

브라운관 속 강지영은 한층 차분하고 성숙해졌다. 열다섯 살에 데뷔해 주로 통통 튀는 모습으로 대중을 찾았던 그가 이젠 연기자로서 제법 깊은 감정선을 그려 낸다. 카라 활동을 마친 뒤 일찌감치 일본에서 연기 경력을 쌓은 덕분이다. 강지영은 “일본에서 5년 정도 연기를 했지만, 국내 활동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며 “한국어로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이룰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 스무 살 즈음에 영국에 갔다가 일본으로 건너갔다”면서 “이를 악물고 오랫동안 나 자신과 싸움을 했다”고 밝혔다. “여러 문화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저를 발견했어요. 이번 작품에도 그런 점을 녹였죠. 한국에서 첫 주연 작품이라 긴장을 했었는데, 현장이 가족 같은 분위기라 많이 의지할 수 있었어요. 집에 돌아온 느낌이랄까요.”

이번 작품에서 강지영은 예능국 계약직 4년 차 PD ‘김아진’을 연기했다. 아진은 자기 일에 열정적인 당찬 캐릭터. 강지영은 “오랜만의 복귀라 작품을 신중하게 선택했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씩씩하게 견디는 아진을 만나면 저도 성장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극 중 캐릭터와 비슷한 면도 있었단다. 그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이 있어도 다시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면서 “실제로도 오뚝이 같은 면모가 있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 작품에서 처음 주연을 맡은 데다 회사 생활을 한 적도 없어 고민이 많았단다. “계약직의 설움을 표현해야 했어요. 절박하지만, 불안한 청춘이었죠.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계약직과 정규직의 차이를 들었어요. 밝은 캐릭터지만, 마냥 웃을 순 없더라고요.”

극 중 요리사 ‘진성’ 역의 배우 정일우와 로맨스 호흡도 좋았다. 강지영은 “정일우 씨가 아이디어도 많이 주시고 잘 적응하도록 배려해 줬다. 많이 배웠다”고 했다. 아진이 진성의 음식을 먹으며 위로를 받을 땐 실제로도 힘을 얻었단다. 그는 “음식이 다 맛있어서 먹을 때마다 감탄했다”며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잊을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들어 주셨는데 맛도 있고 감동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재미난 촬영 에피소드도 곁들인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이왕이면 맛있게 먹는 게 좋을 것 같아 ‘먹방’을 찾아봤어요. 개그맨 김준현 씨가 정말 맛있게 드시더라고요. 특히 면 음식 ‘먹방’이 으뜸이었죠. 보고 배워 이번 작품에선 한 번도 면을 끊지 않고 후루룩 먹었어요. 일명 ‘면치기’랄까요. 하하.”

강지영은 당분간 국내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는 “이젠 가요 무대보단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를 찾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미국에서 액션 스쿨도 다녔던 만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낸다. “자유자재로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여자 선배님들과 ‘걸 크러시’ 호흡도 맞춰 보고 싶고요. 이젠 가수 이미지를 넘어 연기자로 우뚝 서고 싶어요.” 남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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