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팅제 사용 발암물질 낙동강 원수·수돗물서 3년째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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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의 원수와 수돗물에서 미량의 과불화화합물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다. 경남 김해시 대동면 덕산정수장. 부산일보DB

부산 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원수와 수돗물에서 미량의 과불화화합물이 꾸준히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치 이하이긴 하지만 발암물질을 비롯한 유해화학물질이 사업장 단속과 정수 과정에도 걸러지지 않아 낙동강 먹는물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7일 2분기 먹는물 수질감시항목 검사 결과 낙동강 물금·매리취수원을 사용하는 화명정수장과 덕산정수장의 원수와 정수에서 감시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과불화화합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화명·덕산정수장 원수·정수서
기준치 미달 과불화옥탄산 나와
카펫·가구·등산복에 사용 물질
2018년 이후 농도 거의 변화 없어



환경부의 먹는물 수질감시항목 대상인 과불화화합물 3종 가운데 과불화옥탄산(PFOA)은 원수에서 화명 0.016㎍/L, 덕산 0.017㎍/L, 정수에서는 화명과 덕산 모두 0.011㎍/L가 검출됐다. 수질감시 기준 대비 원수는 22.9~24.2%, 정수는 15.7%에 해당한다.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은 두 정수장 모두 원수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정수에서는 각각 0.007㎍/L(수질감시 기준 대비 1.5%) 검출됐다.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은 원수와 정수 모두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특히 과불화옥탄산은 과불화화합물 3종이 수돗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지정된 2018년 3분기부터 8차례 검사에서도 평균 0.014(화명), 0.012(덕산)㎍/L로 빠짐없이 비슷한 수준으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사실은 최근 낙동강 물금취수장 등에서 발암물질 1,4-다이옥산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부산시가 유해화학물질이 원수에서 정수 기준 20% 이상일 경우 인체에 무해하더라도 언론에 알리도록 한 대책을 처음 적용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과불화화합물은 주로 카펫, 가구, 조리기구, 자동차 내장재 등의 표면코팅제나 아웃도어 등산복에 사용된다. 과불화옥탄산은 발암물질로 분류되고, 과불화헥산술폰산은 체중 감소나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을 초래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있다.

환경부는 2018년 6월 낙동강 수계에서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급증한 사실이 드러나자 구미산단 등 대구·경북 지역 대형사업장을 점검해 주요 배출원을 차단하고 과불화화합물 3종을 신규 감시항목으로 추가했다. 이후 과불화헥산술폰산은 2018년 당시 화명·덕산정수장 정수의 평균 농도 0.035㎍/L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반면 과불화옥탄산은 당시 0.014㎍/L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이에 대해 대형사업장 배출원이 차단되더라도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등산복과 프라이팬 코팅제 등의 미량 과불화화합물이 배출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과화헥산술폰산이 원수에서는 검출되지 않고 정수에서 검출된 것은 정수 과정에서 입상활성탄에 흡착된 물질이 수류와 수온 변화에 따라 재용출됐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지만 시민 불안을 고려해 환경부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배출원 단속 강화를 요구하고, 현재 분기별 검사를 월 1회로 늘리기로 했다. 또 입상활성탄 교체 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초고도 정수처리시설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근희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과불화화합물은 분해가 어려워 일반적인 정수 과정에서는 제거가 어렵다”면서 “낙동강 표류수를 취수원으로 하는 한 계속되는 문제인 만큼 현재 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통합물관리 방안에서 취수원 다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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