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中·동남아 수요 폭증, 부산에 허브 공항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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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포스트 코로나 컨퍼런스 부산 2020’ 행사 후 인터뷰하는 이광재 의원. 김경현 기자 view@

여권 핵심 실세인 이광재(강원 원주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요구하며 부산·울산·경남(PK)의 우군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7일 “기본적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하루라도 빨리 지어야 한다는게 제 생각이다. 중국과 동남아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1억 명 정도 처리하는 인천공항만으로는 부족하며 부산까지 2개 공항이 있어야 맞다”면서 나아가 “가덕도 신공항과 함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활성화까지 패키지로 추진해야 부산과 경남 일대가 새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컨퍼런스’ 참석
김해공항 확장안 실효성 반박
“文 정부 균형발전 추진력 부족
수도권 집중·부동산 문제 야기”
이광재 대망론에 즉답 피해

이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컨퍼런스 부산 2020’ 참석차 부산을 찾은 이 의원은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성장 속도를 보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는)중앙부처의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군 공항인 데다 24시간 움직이지 못하는 공항, 낡은 시설을 고쳐 쓰는 확장안은 실효성이 없다”며 “아시아의 허브가 되려 해야 하고, 심각해지는 홍콩 사태를 고려하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더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 발전에는 3개의 중심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잘나가는 해운대와 부산역 지하화 등으로 바뀔 북항, 신공항 중심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등 3개 축이 우뚝 서면 부산이 충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3선이 된 이 의원이 특히 중점을 두는 균형발전은 부산에도 중요한 문제다. 그는 최근 지자체장 출신 의원 모임인 ‘자치와 분권’ 결성을 주도, 앞으로 균형 발전 목소리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균형발전을 더 세게 밀었어야 했다. 그러지 않아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을 넘어섰고 부동산 문제가 다시 대두되는 거다”면서 지방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날 제시한 한반도 동부권 연대 방안 역시 흥미로웠다. 요약하면 강원과 경북 대구 울산 부산 경남 등 국토 동쪽 지자체들이 뭉쳐 공통 이해 관계에 대응하자는 거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은 왼쪽으로 배가 기운 형국이다. 서울·인천·경기도는 너무 잘살아 마치 배가 서쪽으로 가라앉고, 동쪽은 그러지 못해 공중에 붕 떠 있는 듯하다”고 했다.

동부권 지자체의 공동 이해관계도 상당하다는 게 이 의원 생각이다. 동해북부선 철도, 북극항로, LNG 가스, 크루즈 등 다양한 공통 관심사가 있지만 아직 연대 움직임은 별로 없었다는 거다. 이른바 ‘해돋이 모임’을 주도, 구체적인 움직임에도 나섰다. 민주당 국회의원 중 강원도 3명, 울산 1명, 부산 3명, 경남 3명이 모인 모임으로 단순히 친목 모임은 아닌 듯 보였다. 그는 “각자 하면 특정 지역의 문제이지만 공동으로 목소리를 내면 국가적 어젠다가 된다”며 “조만간 실효성 있는 행동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원도 원주에 지역구를 둔 이 의원은 부산과도 인연이 깊은 정치인이다. 이 의원은 23세 때이던 198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연소 보좌관이 된 후 노 전 대통령의 부산 선거를 도우며 정치를 시작한 원조 친노 정치인이다. 당시 부산 영도, 북구 등지에서 살았으며, 부인도 부산 출신으로 처가가 부산에 있다.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리더십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 의원은 “두 분 다 진보적 정치인이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이상주이자면서 현실을 추구하는 분이셨다. 거칠면서 과감해 한·미 FTA, 혁신도시 등을 어마어마한 논란에도 추진했다. 문 대통령은 섬세하며 현실 기반으로 이상을 추구하는 분이다. 노 전 대통령처럼 과감하지는 않지만 착실한 득점 같은 걸 얻어 가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광재 대망론이 있다’는 질문에는 그는 “나한테 그만한 자질이 있을까”라며 “한국 정치 청사진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즉답은 피했다. 이 의원은 “옛날에는 30대는 정도전처럼 살고 40대는 이성계처럼 살겠다 하는 호기로운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진중하게 무슨 일을 하는 게 국가에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한다. 30대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하고 이후 국회의원도 하고 도지사도 했다. 나라에서 받은 걸 돌려주는 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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