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톡톡] 건강한 여름 나기, 열사병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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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귀선 큰마음동물메디컬센터 원장

여러 매체에서 보도되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건 중, 지난달 말 외부 주차장 차 안에서 1년 넘게 강아지를 혼자 두고 키워온 강아지 주인이 결국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는 뉴스를 접하게 됐다.

견주에게 여러 상황이 있었겠지만, 요즘같이 더운 날 온도가 엄청나게 올라가는 차량 내부에 강아지를 방치하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이 일을 통해 한 번 더 살펴보고자 한다.

사람을 포함한 건강한 상태의 동물은 체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가지고 있다. 강아지의 경우 사람과는 다르게 땀샘의 분포가 현저하게 적기 때문에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기보다는 혓바닥을 내밀어 헥헥거리면서 침의 증발로 체온을 조절한다.

여름이 아니더라도 볕이 좋은 날 자동차 내부의 온도는 외부 온도보다 순식간에 10도 이상 상승하고, 자동차 시트는 더 빠르게 데워진다. 미국 연구조사에 따르면 외부 온도가 28~30도만 되어도, 상황에 따라서 자동차 내부 온도는 90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뉴스에 따르면 구조된 강아지도 당일 차량 실내 온도가 48도에서 55도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온도에서는 단순한 헥헥거림으로 강아지가 체온을 조절하기에는 큰 무리가 따른다. 빠르게 열사병 상태로 진입하게 돼, 여름철 한낮이나 볕이 좋은 날에 잠깐이라도 강아지를 차량에 혼자 두어서는 안 된다. 체온 상승의 속도가 빠른 대형견, 퍼그, 시츄, 페키니즈의 경우 위험도는 더욱 증가한다.

체온이 상승하면 탈수와 더불어 순환 속도가 더뎌지면서 위장 관계 혈류량이 급속하게 감소한다. 그러면서 장 손상으로 인한 구토, 설사, 혈변 증상이 동반되고 빠른 처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뇌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고온에 노출돼 열사병의 가능성이 있다면 젖은 수건으로 강아지를 덮고 선풍기 등을 사용해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체온을 떨어뜨리고 혈류량을 회복시켜주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또한 당장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장기 손상 가능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꼭 동물병원을 찾아 확인을 받아야 한다.

여름철 산책은 너무 뜨거운 낮 시간대를 피해 아침, 저녁 시간대를 추천한다. 산책 중에도 간간이 쉬면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실내에 있더라도 충분한 수분 공급과 냉방기기를 통한 온도 조절, 환기 등을 신경 쓴다면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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